‘디스터번스’(Domstic Disturbance)도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액션 스릴러이지만 실패한 중년을 살며, 양육권 마저 빼앗긴 아버지의 심경을 토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이제는 찾는 이가 별로 없는 수제 요트를 만드는 프랭크(존 트라볼타)는 계부의 살해 장면을 목격했다는 아들 대니의 말을 처음에는 반신반의한다.
대니의 주장에 따라 경찰에서도 조사에 나서지만 현장에서는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
아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양육권을 되찾으려 소송을 하지만 태도가 돌변한 아들은 “어머니와 살겠다”며 아버지를 허탈하게 한다.
그는 조금씩 아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아들조차 법이 허락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미국의 법체계에 대한 섭섭함, 양아버지에 대한 심리적 적개심을 밑바닥에 깐 영화는 이혼 가정이 많은 미국에서는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만하다.
그러나 우리 관객 입장에서 영화는 액션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만족시키지도, 가슴이 저리는 부자의 사랑을 전달하지도 못한다.
전과자 출신의 살인자인 양아버지 릭과 친아버지의 대결도, 떨어져 사는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도 애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밤중 릭(빈스 곤)이 대니의 밤에 숨어 들어와 아이를 협박하는 대목이나 릭의 과거 동료로 나온 스티브 부세미의 연기는 꽤 매력적이다. 스릴러 구도에 더욱 집중했다면 영화는 꽤 매력적일 수 있었을 것을.
배우와 영화는 궁합이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으로 멋지게 성공했던 그는 ‘페이스 오프’와 ‘스워드 피시’ ‘브로큰 애로우’등 일련의 액션 영화로 할리우드의 비중있는 액션 배우가 됐는데 이 영화와는 별로 궁합이 맞지 않는다.
그는 부성애나 인생의 실패자보다는 듬직한 남성과 대결을 벌이는 액션 영화의 악당 역할을 맡았을 때 훨씬 매력적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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