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죄송합니다.”홍걸(弘傑)씨가 14일 밤 귀국, 시내 숙소에서 짐을 푼 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울먹이며 사죄의 문안 인사를 했다.
김 대통령은 막내 아들의 사죄를 듣고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그 날 밤 김 대통령도, 이희호(李姬鎬) 여사도, 홍걸(弘傑)씨도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여사는 밤새 기도를 하면서 새벽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두를 하루 앞둔 15일에도, 김 대통령 내외와 홍걸씨는 더더욱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하얀 밤’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밝히는 김 대통령의 심정은 ‘담담하다’였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아무 내색을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고 전하고 “담담함에는 마음 속 고통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더한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일단 홍걸씨 문제는 변호인과 검찰에 맡긴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은 “대통령 아들 문제는 비서실 업무이기 때문에 협력할 일이 있으면 협력하겠으나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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