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시가총액 5위이면서도 2년 가까이 ‘감흥이 없는 주식’으로 취급받던 한국전력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올 1분기 실적과 자회사 민영화라는 두 축을 잡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한전의 올 1분기 매출액은 5조251억원, 당기순이익은 7,82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 91%씩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증가세는 미미하나 순이익은 무려 480%나 늘어났다.
대우증권 손제성 연구원은 “1분기 발전자회사 통합기준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41.9% 증가했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판매량의 증가와 유가하락에 따른 연료비부담 경감, 감가상각비의 감소가 실적호전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전력판매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9.6% 증가해 평균 판매단가 하락을 상쇄했고, 최근 원화강세는 외환평가 손실과 이자비용을 줄여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상반기중에 발전자회사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을 마치고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매각대상을 선정하는 등 민영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는 정부 방침도 호재다. LG 이 연구원은 “한전 민영화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나온 것은 없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는 구체화 될 것이고 이 때쯤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잘 움직이지 않는 주가는 투자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 민영화 등 구체화된 게 하나도 없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의 불확실성도 주시해봐야 할 점. 대신경제연구소 양시형 연구원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저평가돼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민영화가 어떤 식으로 추진되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이를 주목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우 손 연구원도 “2만~2만6,000원선을 맴도는 박스권 주가가 일반투자자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점”이라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이루는 구성종목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으려면 민영화가 순조롭게 이뤄져 주가상승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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