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부 전복을 노려온 미국이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과의 연대를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미국 정부는 10여년 동안 영국 런던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이라크국민회의(INC)를 해외 반 후세인 운동의 핵심으로 보고 자금 등을 지원해 왔지만 최근 들어 INC외에도 제휴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3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웨인 A 다우닝 백악관 테러전 담당 보좌관과 중앙정보국(CIA) 고위관리를 포함한 미국 관계자들이 지난 달 독일에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인 조직인 쿠르드 애국동맹(PUK)의 자랄 탈라바니 의장, 쿠르드민주동맹(KDP)의 마수드 바르자니 의장과 극비리에 만났다.
회동의 주제는 이들 단체의 군사력과 정보능력, 이라크군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의 보호를 보장 받을 수 있는지 여부 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두 단체는 걸프전 당시 미국의 지원을 믿고 후세인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가 미군의 조기 철수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앞서 3월에는 다우닝 보좌관이 이라크 군부와 연계돼 있는 망명자 단체 이라크 국민 운동(INM) 관계자들과도 회동, 유사시 모반할 수 있는 군 장교들과의 접촉 확대 등을 논의했다.
미 정부 내에서는 이들 단체들 가운데 어느 단체를 중점적으로 지원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와 영향력 있는 몇몇 의원들은 계속 INC를 지지하고 있는 반면 국무부와 CIA는 INC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며 이라크 군부 및 집권 수니파 엘리트들과 접촉할 수 있는 인물들을 찾고 있다.
CIA는 1996년 후세인에 대항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이라크 국민연대(INA)를 밀고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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