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도 종합전시관에서 3일 동안 열린 ‘소자본 창업박람회’는 2만명이 넘는 관람객들로 내내 북적였다. 경기회복의 훈기가 여전히 웃목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셈.창업 예비군들의 일차적 관심은 성공가능한 아이템을 찾는 것이지만, 자금 마련도 아이템에 못지않은 걱정거리다. 그러나 일반 은행대출보다 좋은 조건에 정책성 창업자금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곧바로 은행을 찾기 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창업자금 창구를 두드리면 부족한 자금문제가 뚝딱 해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3~7.5%의 공공기관 자금
근로복지공단(www.welco.or.kr)에서는 구직등록 후 6개월이 지난 장기실업자와 실직 여성가장에게 1억원 한도에서 전세점포 구입자금을 대출해 준다.
실제는 공단이 직접 점포를 임대해 신청자에게 연리 7.5%의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형식이다. 담보나 보증이 필요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신청자가 사업예정 점포를 정해 지원신청을 하면 공단에서 대출자격을 심사한 뒤 해당점포를 최고 1억원 한도에서 임대해 빌려준다. 심사를 통과한 창업자는 점포 계약금의 7.5%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내고 최장 6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공단 강남지점 관계자는 “신용불량 등의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대부분 신청자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www.shinbo.co.kr, 1588-6565)의 생계형 창업자금도 이용할 수 있다.
예비창업자와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안된 창업자를 대상으로 은행 대출신청을 위한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것으로 신보에서는 제조ㆍ건설ㆍ운수업종을 담당하고 도소매ㆍ음식ㆍ서비스업은 신보의 위탁을 받은 기업, 조흥, 한미, 국민 등 4개 시중은행이 직접 보증과 대출을 해 준다. 금리는 7% 내외로 최고 1억원까지 지원한다.
예비창업자에게 가장 많은 지원을 해 주던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 지원센터(www.sbdc.or.kr)는 2,500억원의 기금이 바닥나 당분간 활용할 수 없다.
센터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지원기금을 재배정받는 하반기 이후부터 자금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성, 장애인을 위한 특별지원
한국여성경제인협회(www.womanbiz.or.kr)는 저소득 여성가장의 생계형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소자본 창업시 연 4%의 저금리로 점포 임차금을 2,000만원까지 융자해 주고 있다. 월소득 92만원 이하, 재산규모 4,500만원 이하인 사실상의 여성가장이 대상이고 융자기간은 최장 4년.
장애인고용촉진공단(www.kepad.or.kr)은 1주 이상 창업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한 창업희망 장애인에게 5,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해 주고있다. 연리 3%로 5년 분할상환이며 창업관련 특허권이나 전문자격증, 면허증 소지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 대출 시 유의사항
지원기관에서 최고 1억원까지 대출해 준다고 해서 전액 대출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
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은 “가급적 자신이 가진 자본만으로 틈새를 활용한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불가피한 경우 전체 소요자금의 30% 정도를 대출하는 것은 큰 부담이 없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사업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고 지적했다.
또 최근 시중은행이나 할부금융기관 등에서도 창업대출이 활발한데 할부금융기관의 경우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 유엔 박민구 팀장은 “창업의 경우 폐업률이 높기 때문에 높은 이자의 할부사 자금을 끌어쓸 겨우 전부 빚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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