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일(63) 서울대 교수의 ‘한국문학통사’가 불어로 번역 출간됐다.파리7대학 동양학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프랑스한국학협회 부회장인 다니엘 부셰(73)와 조교수가 1985년부터 공동 작업한 것이다.
‘한국문학통사’는 고대 신화부터 현대문학까지 한국문학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역저. 외국어로 번역된 것은 처음이며, 불어권에 한국문학사 관련 저서가 소개된 것도 처음이다.
13일 만난 조교수는 “나는 원저자가 아니라 공저자이자 공역자”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원저의 내용을 외국인들에게 맞도록 직접 발췌ㆍ축약하고 부셰가 번역한 뒤, 다시 감수하는 과정을 거쳤다.
내용도 부분적으로 첨가, 개정했다. 조교수는 “불문과를 졸업한 뒤 국문과로 편입, 국문학 연구자의 길을 걸으면서 얻은 성과인 ‘한국문학통사’를 외국에 소개하기로 한 뒤 15년만에 얻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조교수는 마샬 필 전 하와이대 교수와 영어 번역 작업도 시작했었지만, 필 교수가 사망해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이번 불어판은 ‘한국문학통사’ 전 5권 중 1~4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대 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문학의 기원에서부터 1919년까지의 문학사를 아우른 것이다.
조교수는 “불어권은 다른 어권에 비해서는 한국문학이 활발하게 소개됐지만, 대부분 현대문학 작품에 몰려 있다”며 “문학사는 그 나라 문화 수준과 직접적으로 관계된다. 특히 고전문학은 그 나라의 특색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라고 우리 고전문학을 불어권에 소개하게 된 데 대해 자부심을 피력했다.
조선 왕조시대가 우리 문화의 전성기였다고 평가한 그는 “17세기 프랑스 소설은 빈약했다. 그러나 17, 18세기 한국소설은 구성의 치밀함이나 기법의 세련도에 있어서 세계 최고였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책을 출간한 파야르 출판사는 일본 폴란드 스페인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문학사를 시리즈로 발간하는 곳이다.
조교수는 “유럽 각국에 한국 문학사가 널리 알려지기 바란다”며 “1919년 이후 1945년까지 현대문학을 다룬 제5권의 번역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