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박탈당하고 억압받고 주변으로 몰려났습니다. 우리는 어떤 나라에 살든 간에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합니다.”13일 개막한 ‘유엔 원주민 문제 상설 포럼’ 총회에 캐나다 모호크 인디언 대표로 참석한 케네스 디어씨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품어 온 분노와 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2주 간 진행되는 이번 포럼에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북유럽의 사아미족 등 남미 아마존에서 호주 사막에 이르는 900여 원주민 대표들이 참석했다.
원주민 권익 옹호 및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로 인터넷 신문(easterndoor.com) 발행인이기도 한 디어씨는 “80년 전인 1923년 국제연맹(유엔의 전신)에서 우리의 문제를 호소하려 했으나 연설은 허용되지 않았으며 45년 유엔 창설 때도 원주민 문제는 배제됐다”며 “원주민이 사는 나라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땅과 자원을 빼앗으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70여 개 국에는 5,000여 원주민 종족 약 3억 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포럼 기간에 특히 각국이 몰수한 원주민 토지에 대한 공동소유권 보장을 요구하고 원주민의 민간요법을 이용해 이익을 본 제약회사들에 대해 보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 의장으로 선출된 사아미족 대표 올레 헨릭 마가씨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고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들이 이곳 유엔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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