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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弟 3代 "한 학교 동료교사로 만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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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弟 3代 "한 학교 동료교사로 만났죠"

입력
200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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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희씨 가족 “너 그때 도시락 까먹다가 들킨 것 기억 나니?”“아이 선생님도, 얘들 듣는데…”학생들과 함께 부대낄 때는 동료교사지만, 따로 모이면 고교시절 까탈스런 학생과 인자한 선생님이 되는 사람들.

서울 양평동 서울한강전자공예고등학교 광고사진과 교사이자 서울 공고 출신 ‘사제(師弟) 3대’라는 독특한 인연을 가진 한승희(韓承熙ㆍ56) 신광철(申光澈ㆍ45) 박병권(朴炳權ㆍ35) 조우성(趙祐成ㆍ31)씨다.

사제지간으로 따지면 한승희씨는 박병권·조우성씨의 할아버지 뻘이다. 그가 키운 신광철씨가 박·조씨의 고교 스승이기 때문이다.

1995년 한씨가 이 학교에 첫 부임한 이후 2000년 까지 차례로 모여 ‘동료 교사’가 됐다.

스승의 날에 다른 교사들에게 쑥스러워 카네이션 한 송이도 달아주지 못하지만, 때로는 술친구가 되고, 설날이면 남몰래 주유권 한 장이라도 호주머니에 넣어주는 살가운 스승과 제자다.

아직 교직 경험이 적은 박씨와 조씨는 스승과 함께 근무하는 게 의지할 언덕처럼 좋기만 하다.

“남들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교장 선생님께 말하기 어려운 게 있으면 신 선생님께 부탁하곤 해요. 끝까지 선생님을 귀찮게 하는 학생이죠.”

이들은 “스승은 스승대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제자는 누구에게 어떻게 배웠길래 그러냐?’는 말로 누가 되지 않을까 긴장한다”고 입을 모은다.

꿈 많던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인연은 머리에 흰서리가 앉은 노스승에게나 이제 교단에 막 들어선 신세대 교사에게나 생활을 반듯하게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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