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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 "인간성 회복…일기 한번 써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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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 "인간성 회복…일기 한번 써보시죠"

입력
200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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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그런데 인간성 회복을 어떻게 하지요?"명함을 내밀 때 마치 신기한 사람을 보듯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인간성 회복'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압도당해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성 회복은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인사하기, 어른공경하기, 양보하기 등에 그 기초가 있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의 지난날들을 한번쯤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때 가장 손쉬운 게 '일기 쓰기'가 아닌가 한다.

지난 10년간 일기 쓰기를 강조해온 우리 협의회는 '사랑의 일기'라는 특수 일기장을 제작, 지금까지 500만부를 배포해 왔다.

사랑의 일기는 예절과 효행 성실 인간존중 경제 민주주의 등 여러 주제로 나눠져 있고 각 일기장에는 어른들께 인사를 하였는지, 공공질서를 잘 지켰는지 등을 점검하는 페이지를 두어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게 했다.

10년전 사랑의 일기를 받았던 아이들이 자라 이제 자원봉사자로, 후원자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며 "반성하는 청소년은 비뚤어지지 않는다"라는 신념을 재확인하게 된다.

일기는 초등학교 학생만이 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며 반성이다. 반성을 통해 일그러지는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

각종 권력형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기억이 없다며 발뺌하는 사람들,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난발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약속을 유린하는 사람들이 일기를 쓴다면 과연 그 안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

초등학교 시절, 하루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새로운 내일을 계획하던 기억으로 일기를 쓴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달성만을 위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병든 마음에 인간성 회복의 작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김형진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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