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맨 처음 시작할 당시 주위의 골퍼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헤드는 감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샤프트는 스틸에서 막 그라파이트로 넘어가고 있었다. 몇 해뒤 테일러메이드에서 세계 최초로 스틸헤드의 드라이버를 내놓았다.이 드라이버는 눈깜짝할 사이에 대유행이 되었다. 그러자 국내의 골프용품 시장에서는 가짜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가 극성을 부렸다. 당시 드라이버 헤드는 아주 작았다. 헤드용적이 180㏄에서 200㏄ 정도였을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캘러웨이가 빅헤드의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 선풍을 일으켰다. 곧 이어 소재도 타이타늄이 사용됐다. 타이타늄이 소재가 된 이후 드라이버 헤드는 더욱 커졌다. 커지고 커지더니 마침내 올해 들어서는 450㏄ 안팎의 초대형 헤드 드라이버가 출시되고 있다.
필자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처음 사용했던 링스(lynx)라는 골프클럽은 프레드 커플스의 쇠퇴와 더불어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 듯하다.
우드클럽 시장에서 캘러웨이에 압도당했던 테일러메이드는 지난 해 300시리즈 우드클럽을 내놓으면서 원기를 회복했다.
그 와중에 나이키가 타이거 우즈를 내세워 클럽시장에 뛰어들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한동안 우리나라의 골퍼들 사이에 고급 골프클럽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왔던 혼마도 요즘은 시들해졌다. 개당 250만원을 호가하는 드라이버를 내놓고 있는 새로운 클럽메이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골프용품점에 가면 헤아리기 조차 힘든 여러 종류의 클럽들이 유혹하고 있다. 골퍼들은 그 많은 종류의 클럽 가운데 어떤 기준을 갖고 클럽을 고르는 것일까. 먼저 이용해 본 주변 사람의 추천이나 프로들의 사용빈도가 중요한 선택기준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은 시타 등의 방법으로 클럽의 성능을 분석한 뒤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고르기보다 제조회사들의 광고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조회사의 광고문안을 외우고 있는 용품점 직원들이 골퍼들의 클럽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클럽메이커들은 보다 좋은 성능을 가진 클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들은 골퍼들로 하여금 가능하면 빨리 현재 사용중인 클럽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유행을 창조하는 데 훨씬 더 골몰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클럽의 성능개선은 궁극의 목표가 아니라 유행창조를 위한 한 방편일 뿐이다. 왜냐하면 클럽 메이커들은 많은 골퍼들이 -비록 스스로는 클럽의 성능에 최우선적인 선택의 기준을 두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할지라도- 부지불식간에 ‘골프클럽은 패션이다’라는, 클럽 제조자들의 기치에 더 이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소동기 변호사
sodongki@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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