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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고령화 시대…연령차별 금지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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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고령화 시대…연령차별 금지법을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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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2000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어섰고 2010년이 되면 인구 5명중에 3명은 50대 이상의 장ㆍ노년층이다.

이제는 노년층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됐다.

우리 사회는 연장자를 존경하는 미덕이 있었지만 이제는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운 시대가 됐다.

40대 후배에게 은행지점장 자리를 내주고 낙담에 빠진 50대 샐러리맨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보직조차 없는 대기 발령자로 인사가 난 것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고 털어놓았다.

사내 우수상도 여러 번 받은 적이 있는 그는 이번 인사가 나이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평생 몸바쳐 일해온 직장을 이런 식으로 그만둬야한다며 실의에 빠져 있었다.

합리적인 인사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채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직장인을 내쫓는 것은 성차별만큼이나 위험한 '연령차별'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미국은 나이를 이유로 승진, 취업, 해고 등에 차별을 두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에 비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처럼 공개적으로 차별 받지는 않는다.

미국인은 50대가 넘으면 새롭게 도전하고 그들만의 가치관을 만들며 인생의 출발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를 창립한 에텐 페르시 엔드류 회장은 "늙는다는 것은 상상력의 허구이며 고령자는 젊은층에 비해 육체적, 지적, 정신적으로 독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의 노년층이 새겨볼 말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협회는 '고령자고용촉진을 위한 법령 및 운영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고령자채용할당제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이를 검토해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바란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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