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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잡힌 김홍업씨 비자금…돈세탁 16억출처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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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잡힌 김홍업씨 비자금…돈세탁 16억출처 어디냐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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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비리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수사착수 40여일만에 김 부이사장의 비자금 줄기를 발견했다.이 비자금은 홍업씨가 2000년 이후 아태재단 직원과 개인여비서를 통해 16억원을 돈세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꼬리가 밟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특검에서 넘겨받은 홍업씨의 고교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 자금추적에 주력하던 검찰로서는 마침내 사건의 본류인 홍업씨 자금에 대한 독자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향후 수사는 당연히 홍업씨가 이 돈을 어디서 마련했고 왜 돈세탁을 할 수 밖에 없었냐는 데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홍업씨는 정권교체 전 경동시장에서 대학동기 유진걸(柳進杰)씨와 한약도매상을 동업한 것외에는 별다른 수입원이 없었다.

그럼에도 홍업씨는 1998년 이후 BMW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서울 강남에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상당한 재력을 과시해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검찰주변에서는 97년 대선잔여금 또는 이권개입대가, 아태재단 기부금 등 공금유용, 동교동계 여권 정치인들로부터의 용돈 등의 추측이 있어왔다.

현재로서 검찰은 돈의 출처와 관련한 이러한 가설들 가운데 이권개입 대가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 근거는 홍업씨가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복잡한 돈세탁과정을 거쳐 이 돈들을 관리해왔다는 점.

홍업씨의 돈세탁에 관여한 아태재단 직원 등에 따르면 홍업씨는 3,000만원이하의 자금을 100만원 단위로 세탁시켰다고 한다.

대규모 자금이 움직일 경우 추적에 걸릴 것을 우려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한 홍업씨는 자금세탁시 개인비서나 집사에 해당하는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 보안이 유지될 수 있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더욱이 행정실장 김모씨는 홍업씨를 대신해 15명을 동원, 자금세탁을 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떳떳한 돈이라면 복잡하게 돈세탁을 거치겠는가”라고 반문해 수상한 돈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검찰의 홍업씨 자금추적 방향을 보더라도 이권개입여부가 수사의 핵심임을 감지할 수 있다. 검찰은 16억원의 발원지 추적에 주력, 이미 홍업씨에게 돈을 건넨 인사들을 소환조사했다.

이들은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업씨와 개인적인 대차 관계였을 뿐 이권청탁대가는 아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성환씨의 경우에서 보듯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이권청탁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98년 이후의 돈세탁 규모와 홍업씨 개인계좌 등에 대한 확인작업도 벌이고 있어 홍업씨 자금의 실체와 성격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 일 것으로 보인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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