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또 다른 세계를 접하게 해 주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경기 안산시 송호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김미경(金美慶ㆍ37)씨는 매일 아이들과 함께 출퇴근한다.
부모들이 학교에 데려다 줄 형편이 못 되는 지체부자유 아동들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함께 등하교를 하다보면 안산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여간 고생이 아니지만 즐거운 표정이다.
김 교사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뒤 90년 여주 가남초등학교에서 정박아를 지도하면서 교단에 첫발을 디뎠고, 지난 해 3월 송호초교에 부임했다.
안산에서 유일한 재택 장애아 학급인 이 곳에는 지체부자유 장애아 6명이 김 교사와 함께 수업을 한다. 정신지체 1급과, 지체부자유 1,2급의 장애아들이다.
“매일 집에 갇혀있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게 되니까 그렇게 좋은가 봐요. 말 못하는 그들의 눈빛이 밝아졌습니다.”
지체부자유 1급이지만 정상 지능을 가진 조호준(11)군과 권지혜(9)양은 매주 2번씩 정상아들과 함께 수업도 받게 했다.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김 교사의 배려로 친구들의 따돌림도 줄었다.
호준군의 어머니 박영애(37)씨는 “다른 학교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기피해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부모도 돌보기 힘든 아이를 늘 밝은 표정으로 대하는 선생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호준군은 요즘 불편한 손으로 종이학을 접고 있다. “천 마리를 접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 백 마리만 접기로 했다”며 “빨리 스승의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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