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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젊은작가 14인 '쿠오보'전 / 통일 구후…獨미술가들의 고민과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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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젊은작가 14인 '쿠오보'전 / 통일 구후…獨미술가들의 고민과 모색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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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독일의 미술은 어떻게 변화했을까.22일까지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02-737-7650)에서 열리는 ‘쿠오보(QUOBO)’ 전은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이후 독일 젊은 미술가들의 고민과 모색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까지 강렬한 색채와 거친 터치의 표현주의 회화가 주를 이뤘던 베를린의 예술세계는 동ㆍ서독의 통일로 급격히 변화했다.

장벽이 사라진 베를린은 도시 자체가 동서독의 젊은 미술인뿐 아니라 해외에서 건너온 예술가들의 살아있는 활동 무대가 됐다.

재건축되는 도시의 아파트, 가건물의 다락방, 가게와 클럽이 그대로 작가들의 작업공간 역할을 했다. 평면회화에서 벗어나 설치와 행위미술,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다양한 작업이 시도됐다.

‘쿠오보’는 특정한 의미를 가진 단어가 아니라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 변화한 베를린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경향을 일컫는 것으로, 전시회 참여작가 14명 중 한 사람인 아딥 프리케의 비디오 모니터 작업 이름을 그대로 따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우선 ‘파괴’와 ‘생성’을 연상시키는 설치작업이 관객을 맞이한다.

조각난 콘크리트와 부서진 합판 조각들이 널린 바닥을 통과해야만 전시장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한 모니카 본비치니의 작업이다.

같은 전시장에 물이 가득 찬 커다란 사각형 유리관들이 놓여 있다. 트윈 가브리엘의 플랑크톤 생성 설치작품이다.

관에 담긴 물은 그 안에 살고 있는 플랑크톤의 번식으로 전시기간 동안 점점 짙은 녹색으로 변해간다.

알브레히트 샤프는 레고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스티로폼 조각들을 꿰어맞춰 신비한 공간에 온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컴퓨터공학자기도 한 카르스텐 콘라드는 어린이들의 공작 과제물처럼 얼기설기 나무조각으로 7층 가건물을 만들어 베를린의 상황을 은유한다.

큐레이터 신정아씨는 “이번 전시는 통일이라는 역사를 기록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른 새로운 예술을 모색하는 독일 젊은 작가들의 경향을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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