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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기구 창설주도 베르니어 교수 "문화 다양성 위해 정부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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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기구 창설주도 베르니어 교수 "문화 다양성 위해 정부역할 중요"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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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고유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면서 균형 잡힌 문화 교류를 할 수 있으려면 문화와 무역의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룰 국제기구 창설이 시급합니다.”‘문화 다양성을 위한 세계문화기구(NIICD)’ 창설을 주도하고 있는 이반 베르니어(62) 캐나다 라발대 교수가 국내 16개 문화단체가 참여한 ‘세계문화기구 연대회의’ 초청으로 12일 방한했다.

그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30여년간 국제통상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등 기존 무역체제 내에서는 갈수록 늘어나는 문화 관련 국제분쟁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NIICD 창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 다양성을 단순한 전통의 고수만이 아니라 한 문화가 계속 살아남아 융성할 수 있도록 ‘표현의 기회’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현재 캐나다 영화 시장의 95%를 미국 영화가 장악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문화 주권의 상실 위험은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당면한 문제이며 가장 큰 요인은 몇몇 거대 기업이 문화상품의 생산ㆍ유통 전 과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국 문화상품이 제대로 유통되는 곳은 한결같이 정부가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3,4년 전만해도 이 운동의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최근 유네스코에서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선언’을 채택하는 등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베르니어 교수는 15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주관으로 열리는 문화 다양성 세미나에 참석한 뒤 16일 이한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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