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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 맞은 코스닥 "날좀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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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 맞은 코스닥 "날좀보소"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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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미국 뉴욕증시 하락과 반도체값 폭락,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 등으로 서울 증시가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자 투자자들이 거래소보다 앞서 혹독한 조정을 거친 코스닥시장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국내외 경기흐름과 기업실적에 똑같이 영향을 받지만, 가격 조정에 따른 저가 메리트와 기간 조정 측면에서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그동안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던 개인투자자에 이어 외국인과 기관들까지 코스닥 우량주에 입질을 하자, 거래소 지수가 하락한 최근 2주 동안에도 코스닥지수는 큰 변동 없이 바닥다지기를 하고 있다. 교보증권 최성호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와 차별화되는 강한 상승랠리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충분한 가격조정을 거친 만큼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상승폭의 43.4% 토해내

거래소와 코스닥의 조정 폭을 비교 분석한 결과 최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18일의 최고점(937.61포인트)에 비해 25.5%정도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30일 이미 중기하락 저점인 73.34포인트를 찍어 3월22일의 고점(94.30)보다 43.4%나 하락한 이후 120일 평균이동선을 회복하며 반등을 모색중이다. 상승일수(124일)와 하락일수(33일)를 비교한 기간조정 비율도 26.6%로 충분한 조정을 받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거래소는 142일동안이나 쉼없이 상승하고도 최근 하락일수는 15일에 불과(조정비율 10.6%)해 여전히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경기 회복 속도가 다소 둔화되었을 뿐 정보기술(IT)경기 및 수출 호조가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ㆍ기간 조정이 선반영된 코스닥의 추가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메리트가 매수창출

코스닥의 가장 큰 투자 메리트는 실적우량 대표종목들의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다는 점. 거래소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반도체값 하락과 외국인 매도로 몸살을 앓는 것과는 달리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1ㆍ2위 종목인 KTF와 강원랜드는 최근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부르고 있다. 외국인들은 5일 연속 KTF를 사들여 외국인 지분율이 3월 중순 수준인 18%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이 5월 들어 388억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도 13일 코스닥에서 매수 우위로 돌아서 8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거래량이 3억주 수준에 올라선 점도 긍정적. 다만 외국인과 기관 모두 시장 전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동안 많이 떨어진 통신서비스주 등 실적 우량주에 대해 저가 매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코스닥의 외국인 비중이 5% 미만에 불과하지만 외국인들의 시장주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15일 발표되는 1분기 실적에 따른 주가재편을 계기로 20일 이동평균선인 80선에 안착하려는 시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좋은 데도 많이 떨어진 우량주나 중소형주에 대한 접근이 우선적”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비우량주는 아무리 많이 떨어져 가격이 싸다 해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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