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생을 돌봐주는 미국 내 한인 하숙집이 인기다. 한때 주춤했던 한국의 조기 유학 열풍이 다시 불면서 ‘믿을 수 있는’ 한인 하숙집을 구하려는 한국의 중산층이 늘고있다. 일부 한인들은 ‘기업형 하숙집’을 운영하면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서울 강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을 얼마 전 이민 온 전직 직원 집에게 맡기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다.
그는 “주변 사람들 중에도 믿고 맡길 사람만 있으면 중고생 자녀를 2~3년 정도 조기 유학 보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기 유학생 부모들이 한인 하숙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기숙사 시설이 마련된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많지 않고 고등학생이나 대학생과는 달리 옆에서 직접 챙겨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 최씨는 “비용에 관계없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아들을 맡기려 한다”고 밝혔다.
한국 중산층이 선호하는 하숙집의 조건은 ‘비용’보다는 ‘믿음’이 우선. 학생 1인당 월 2,000달러에서 3,000달러를 부담하더라도 믿을 수 있다면 개의치 않는다.
특히 9ㆍ11 테러 이후 이민국이 방문비자 체류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유학비자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 학부모의 미국 입국과 장기체류가 어려워지면서 하숙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업형 하숙집’도 늘고 있다.
훨스처치의 이모씨는 단독주택 반 지하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고 5~6명의 조기 유학생을 돌보며 한 달에 1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
이씨의 하숙집은 잠자리와 식사, 등하교 차량제공은 물론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학업을 점검하고 방과 후 숙제도 돌봐준다. 학부모에게 동영상 이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 학생들의 생활을 알려주고 있다.
이씨는 “친척 소개로 조카를 돌보다 본격적으로 하숙을 시작했다”며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을 보내겠다는 한국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워싱턴=곽기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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