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나라당의 대전, 충남 필승대회에서는 자민련에 대한 거센 공격이 두드러졌다. 10일 최고위원 경선에서 이 지역 출신인 서청원(徐淸源) 강창희(姜昌熙) 의원이 1,2위 득표를 기록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듯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에 이어 당내 서열 1~4위가 모두 충청인”이라는 지역 정서 자극 발언까지 나왔다.이 후보는 “충청은 곁불만 쬐며 자존심 상하는 가시밭길을 걸어 왔다”고 ‘충청 곁불론’을 상기한 후 “6월 지방선거에서 대전ㆍ충남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대선 승리를 위한 한나라당의 깃발을 세우자”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자민련을 ‘보따리장사’ ‘타락한 정당’이라고 깎아 내리면서 “자민련은 충청도에서 민주당의 대리 전쟁을 치르려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자민련 유력 인사들이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공격은 ‘DJ 계승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선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든 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듯 했다. 이 후보는 “누가 현 정권의 포장을 뒤집어 쓰고 나오든 국민들은 정권 연장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노 후보를 우회 공격했다.
이 후보의 ‘낮은 데로 임하기’도 계속됐다. 이 후보는 11일 용산구 쓰레기재활용 선별작업장에서 환경미화원들과 1시간여 청소 작업을 한 데 이어 이날도 휴게소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는 등 여행객과 어울려 점심 식사를 했다.
그는 “겸손하게 국민을 떠받드는 것이 승리전략”이라며 “만에 하나 또 오만해지면 여러분이 채찍질을 해달라”고 말했다.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 후보도 “시장이 되면 관사를 나오겠다”고 이 후보의 탈 권위주의 행보에 호응했다.
한편 민주당 노 후보와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진 김원웅(金元雄ㆍ대전 대덕) 의원은 “기회주의적 변절자를 앞세워 수구세력을 결집하려는 모임에 들러리를 서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전 대회에 불참, 탈당 가능성이 한결 커졌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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