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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대전·요코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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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대전·요코하마

입력
200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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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학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지은 대전월드컵경기장은 특히 야경이 황홀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55개 연구기관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와 1,000여개 벤처기업의 요람인 대덕밸리. 대전은 빼어난 과학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한ㆍ일 양국 개최도시 가운데 유일무이한 과학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와 첨단기술이 어우러지는 월드컵을 통해 국제적인 과학도시로 비상한다는 대망을 키우고 있다.

과학월드컵의 주연배우는 지능로봇(smart robot)이다.

대전시는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및 로보틱스연구조합과 손잡고 국내 최초 지능로봇 전문전시회인 국제로봇페스티벌(IIREX2002)을 개최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을 비롯, 포항공대 삼성전자 로보틱스연구조합 한국기계연구원 등 내로라 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로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로봇페스티벌은 6월13일부터 16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린다. 각종 로봇을 시대와 기술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는 로봇역사관을 비롯해 축구로봇 및 일본의 보행로봇을 시연하는 이벤트관, 가사 교육 오락용 로봇을 망라한 산업체관 등을 선보인다.

또 국가기관전시관은 KAIST의 지뢰탐사로봇,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원전감시로봇, 한국해양연구소의 수중탐사로봇,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건축로봇 등을 공개한다.

한ㆍ일 로봇디자인에 관한 심포지엄과 함께 월드컵 관람객이 감성로봇과 대화를 나누고 연주 요리 청소 등을 체험하는 특별무대도 마련한다.

홍선기 대전시장은 “로봇월드컵의 발상지 대전이 월드컵을 계기로 차세대 프론티어 기술로 각광받는 로봇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과학기술도시 대전의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하겠다”고 말했다.

로봇이 과학월드컵의 주연배우라면 음악분수를 활용한 멀티미디어쇼는 빛나는 조연이다. 대전시는 월드컵 개막과 함께 엑스포과학공원 한빛광장에서 현란한 멀티미디어 이벤트를 연다. 분수를 타고 붉은악마의 화염이 리듬에 맞춰 치솟는 불꽃쇼가 펼쳐진다.

워터스크린으로 문화공연 영상물을 감상하는 레이저쇼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30인치짜리 모니터 16개를 이어 만든 정사각형 대형화면을 이용한 멀티큐브 이벤트도 곁들인다.

음악분수 앞에 설치한 멀티큐브는 월드컵기간에 4,000여명이 중계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경기장인 셈이다.

또 과학월드컵에 걸맞게 세계적인 첨단과학기술이 즐비한 대덕연구단지가 월드컵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대전시는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국립중앙과학관 엑스포과학공원을 잇는 과학탐방 시티투어를 매일 2회 운행한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홍창선 KAIST원장

“대전월드컵은 한국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단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홍창선(58) 원장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연구기관 50여개다 밀집한 대덕연구단지는 바로 우리 과학기술의 현주소”라고 강조하고 “대전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은 이곳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며 대덕투어를 권유했다.

“해외의 과학기술자들에게 대전은 서울 다음으로 유명한 국내 도시입니다. 해마다 대덕단지의 연구원들이 해외 학술지에 발표하는 수많은 과학기술논문의 저자 주소가 대전으로 표기되기 때문이죠.

”일주일에 3~4팀의 외국 방문객을 접견하는 홍 원장은 “연구단지를 견학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에 놀란다”며 “월드컵 기간 중 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 모든 연구기관이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시설을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원장은 “스스로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연구기관 별로 마련된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 천문대 시연회 등을 둘러보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회기간에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과학도시연합(WTA) 시장 회의와 대학총장 회의는 상호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대전월드컵의 또 하나의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시절 런닝셔츠에 자신이 좋아하는 배번 5번을 쓰고 축구를 했고 미국 유학시절 대만 유학생들과 축구경기를 한 추억이 있다는 홍 원장은 “대덕연구단지가 신나면 우리 과학기술계에 활기가 돌게 되고 요즘 말 많은 이공계 기피 현상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대전 월드컵이 대덕연구단지에 신바람을 몰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요코하마▼

결승전이 치러지는 요코하마경기장은 세계 축구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요미우리신문 제공

6월30일 오후8시 세계의 이목은 요코하마로 집중된다.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세계축구 대축제에서 실력뿐 아니라 운까지 따라야만 되는 우승을 놓고 엄선된 32개국이 줄달음 쳐 온지 어언 한달.

신의 선택을 받은 두 나라가 지구촌의 수십억 눈동자 앞에서 그들의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역사가 된다.

요코하마는 한국으로 따지자면 인천 같은 곳이다. 외세에 강제로 개항을 강요당한 것이나 수도와 인접, 도시가 크게 부각되지 못한다는 점 등 인천과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일찍 개항한 덕분에 축구 야구 테니스 등을 일본에서 최초로 선보인 요코하마는 이번 월드컵 결승전 유치를 계기로 도쿄의 그늘에서 벗어나 요코하마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도쿄시내에서 30분 정도 전철을 타고 가다 고즈쿠에역이나 신칸센 신요코하마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요코하마경기장이 나타난다.

한국에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 6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을 치러 부러움을 샀던 구장이다.

7만2,370석으로 일본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이 구장은 겉모습은 단순하지만 결승전이 치러질 구장답게 첨단기술이 결합돼 건설됐다.

우선 경기장에 쓰여지는 전기의 3분의1은 시내 쓰레기소각장에서 나온다. 유수지에 건설된 구장답게 8㎙높이의 기둥 1,000개를 사용해 그라운드를 떠받쳐 웬만한 폭우에는 끄덕하지 않는다.

스탠드 밑에는 스포츠과학센터, 스포츠플라자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고 경기장 위에는 고속카메라가 설치돼 생생한 화면을 제공한다. 단점이라면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육상트랙을 잔디로 덮었다) 만큼 거리감이 있다는 것.

러시아를 상대로 한 일본의 2차전(9일)과 사우디아라비아_아일랜드(11일) 에콰도르_크로아티아(13일), 그리고 결승전이 예정돼 있다.

요코하마에는 세계최대규모의 차이나타운인 중화가가 있고 외국인 거주지였던 모토마치ㆍ야마테거리에서는 100여년전 서양의 건축과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라면ㆍ 카레박물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요코하마는 그러나 결승전 날 비가 내려 잔치에 흠집이 날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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