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르세예즈(프랑스 국가) 모독은 참을 수 없다.”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12일(한국시간) 프랑스컵 축구대회 결승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자 행사중단과 함께 주최측 사과를 요구하는 등 국가원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생드니경기장에서 열린 바스티아와 로리엥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시라크 대통령은 국가 연주도중 바스티아 응원 관중이 호각을 불며 야유를 퍼붓자 “묵과할 수 없다”며 VIP룸을 뛰쳐 나갔다.
이어 생중계된 TV 방송을 통해 “공화국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한 뒤 클로드 시모네 프랑스축구연맹회장에게 “프랑스가 모욕받은 데 대한 공개사과 없이는 경기를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라크의 명령에 따라 양팀 선수는 라커룸으로 되돌아갔고 시모네 회장은 장내 마이크를 통해 “모든 사람은 국가를 존중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등 시라크 달래기에 나섰다.
바스티아의 연고지인 코르시카는 1768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간 뒤 주민들이 끊임없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해왔다.
예정보다 20분 늦게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로리엥이 잔 클로드 다슈빌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우승컵을 챙겼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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