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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월드컵 시민의식/교통은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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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월드컵 시민의식/교통은 문화다

입력
200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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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 가고 있기 때문에 질서를 필요로 한다.사람 수가 적었던 옛 도시를 상상해 보자. 질서가 그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될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질서보다는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의식주 해결에 훨씬 큰 비중을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은 다르다.

질서가 공동체를 지탱하는 생명 축이다. 질서가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으로 표면화 하는 것은 무엇일까. 교통질서다.

교통질서가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을 대표한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와 보행자 흐름에서 규칙대로 순서를 지키는 지 여부는 어렵지 않게 점검할 수 있다.

그 사회에 질서가 제대로 자리 잡았는지를 보행자의 행동과 자동차의 운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게 쉬운 일일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위주의 생각과 행동을 하게 마련이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일은 오랜 교육과 훈련에 따른 습관에서 우러나오게 되어 있다. 단기간의 캠페인과 홍보로는 진정한 의미의 교통질서 정립이 불가능하다.

우리의 교통질서는 아직 수준 이하다. 갑작스런 자동차 위주의 생활과 도시의 급속한 팽창은 우리가 교통질서에 적응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학교나 가정에서 '차 조심하라'는 것만 배웠지 어떻게 걷고 어떻게 운전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훈련과 교육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현재 지난 상황을 탓하기에는 너무 급박하고도 절실하다.

매주 일어나는 교통사고로 희생되는 생명이 비행기 한 대가 추락하는 것과 거의 같고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우리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통사고와 혼잡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교통질서를 안 지키는데 있다.

눈앞에 다가온 월드컵 대회기간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시민의 기본양식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비록 단기간 집중적인 홍보가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지라도 교통을 문화로 인식하자는 새로운 차원의 캠페인은 월드컵 기간 내 얼마간의 교통질서 지키기를 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기간에 우리의 전통생활이나 문화 예술 등도 밖으로 보여지겠지만 세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관한 것일 게다.

이것이 생활문화인데, 생활문화를 아름답고 부드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통문화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교통을 문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문제는 해결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라, 문화로 인식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생활의 부분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교통이 우리 생활의 목적은 아니지만 수단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세계는 궁금해 할 것이다.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 단순하지만 어렵다는 것을 세계는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교통을 문화로 인식하는 것이 향후 지속적인 교통질서 정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물론 여러 층을 대상으로 한 교통문화에 대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창균 관동대 교통학과교수 교통문화운동본부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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