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최고위원 당선자들이 득표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회의에 불참하는 등 최고위원 경선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11일 대표 호선과 지명직 최고위원 결정을 위한 상견례에 불참한 강재섭(姜在涉)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은 13일로 연기된 회의에도 지역구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지도부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중 강ㆍ하 최고위원은 내놓고 말하지만 않을 뿐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측에 원망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후보측이 대선 전략 차원에서 민주계 서청원(徐淸源) 최고위원과 대전ㆍ충남의 대표격인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을 고득표 당선시키려고 개입하는 바람에 자신들이 하위 득표에 머물렀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측에서 나를 절대 찍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는 주장까지도 새나오고 있다. 이 후보측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는 것은 물론이다.
낙선자 가운데서는 안상수(安商守) 의원이 12일 “금권 선거와 줄 세우기가 횡횡한 경선”이라며 인권위원장직을 사퇴했고, 김부겸(金富謙) 의원도 “미래 연대와 함께 진로를 논의해 보겠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불만이 내홍으로 번질 것 같지는 않다.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데 이견이 없고, 하 최고위원 등은 주중에는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일부는 공식석상에서 이번 경선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후보의 대응이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다.
한편 이 후보가 지명할 최고위원에는 당의 보수 색채 희석을 명분으로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이 고사할 경우에는 김부겸 의원의 지명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대표가 추천할 최고위원에는 ‘여성 배려 정신을 살린다’는 당헌 규정에 따라 여성에 할당되리라는 전망이 무성하나 대표 취임이 확실한 서청원(徐淸源) 최고위원은 “반드시 여성이 아니라도 무관하다”고 말해 원외 위원장 또는 비주류 김덕룡(金德龍) 의원계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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