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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형 아파트가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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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형 아파트가 는다

입력
200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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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파트의 획일적 구조에서 탈피해 기분이 내키는 대로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이 같은 소비자 요구에 맞춰 가벼운 벽체를 사용해 공간연출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는 ‘가변형 아파트’ 가 늘어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등 철골조 건물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것이 최근 콘크리트 아파트에도 적용돼 입주자가 제한적으로나마 공간을 변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기존 벽식 아파트의 단조로움에 식상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자기만의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한 것이다.

콘크리트벽이 아닌 경량벽체가 적용될 경우 집주인이 원할 때 언제나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변형 아파트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건설사 차별화전략

동부건설이 서울 대치동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면서도 구조적으로 벽식이 아닌 기둥식을 채용, 기존 아파트와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기둥식 구조를 채택할 경우 건물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층고를 20㎝가량 높여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공간연출이 자유로워 중장기적으로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벽식 아파트에서도 최근 가변형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일부 내벽체에 가변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1980년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건설 당시 제한적으로 도입됐던 가변형 모델은 거실과 인접한 방 사이가 비내력벽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안방에 붙은 부부용 화장실 및 자녀방 등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이 내놓은 아파트모델은 주택 내부의 특정공간을 입주자 취향대로 꾸밀 수 있게 침실과 침실 사이를 가변형 벽체로 설계했다.

대한주택공사의 경우 올해 짓는 아파트부터 리모델링이 쉽도록 모든 내부 벽체를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경량 벽체로 구성키로 했다.

주택공사 건축설계부 관계자는 “경량벽체를 적용해 자유롭게 내부공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조만간 구조시스템 연구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입주자 관심을 끌 수 있는 가변형 벽체가 본격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비 인상이 단점

시공비 등 사업성 문제로 인해 가변형 시스템이 내부 벽체에 모두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기둥식 아파트는 층고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구수가 줄어 사업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시공비가 많이 드는 것도 문제다. LG건설 주택설계팀 관계자는 “일반 벽식아파트에 비해 가변형 아파트의 시공비가 8% 가량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주택설계실 관계자는 “벽식을 기둥식으로 전환해 완전 가변형 구조를 만들 경우 슬래브 두께를 15㎜이상 두껍게 해야 하고 보(일종의 보조기둥)설치를 추가해야 하는 등 시공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자율화됐지만 그렇다고 분양가를 크게 높일 수도 없는 일이어서 가변형 설계를 전면 도입하기에는 아직도 난관이 있다는 것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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