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2남 홍업(弘業)씨와 3남 홍걸(弘傑)씨에 대해 이르면 이번주중 출석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들에 대한 조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홍걸씨 사법처리 임박
홍걸씨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미 홍걸씨가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28억8,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한데 이어 범죄혐의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걸씨도 12일 측근을 통해 조기귀국 및 검찰 출두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늦어도 다음주초까지는 사법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홍걸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최씨의 이권개입 현장에 동행한데 이어 청탁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공무원에 대한 부정청탁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아직 포스코의 타이거풀스 주식 고가매입 및 타이거풀스의 체육복표 사업권자 선정과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 정확한 소환시기는 이르면 13일 중 이뤄질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의 재소환 조사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홍업씨 주중 소환통보
홍업씨와 김성환(金成煥)씨간 수십억원대 돈 거래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대검 중수부(김종빈·金種彬 검사장)의 홍업씨 수사도 활기를 되찾은 상태다.
검찰은 현재 김씨를 상대로 홍업씨와의 추가 금품거래 내역을 추궁하는 한편, 김씨의 50개 차명계좌에 대한 추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금명간 물증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월드컵 개회식이 임박한 상태라 이르면 이번 주중 홍업씨에 대한 소환통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대검 관계자는 “물증도 없이 대통령의 아들을 단순 참고인으로 부를 수야 있겠느냐”며 “월드컵이 국가 중대사이기는 하지만 안되는 일을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말해 소환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 동시구속 가능한가
검찰 안팎에서는 물증만 나온다면 동시 구속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부자 및 형제가 동시연루됐을 경우 일부만 구속한 한진그룹 사건 등의 전례가 있기는 하나 이번은 수사주체와 연루사안이 완전히 달라 누구 하나를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다만 대검 중수부가 아직 홍업씨 범죄 물증을 찾아내지 못하는 등 예상외로 고전 중이라는 사실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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