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월드컵 축구경기 방송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KBS는 전체 64경기 중 60 경기, MBC는 46경기, SBS는 48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 지상파 3사가 경쟁적으로 경기 생중계를 편성하다 보니 3개의 채널이 같은 시간에 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일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주최로 10, 11일 제주 풍림콘도에서 열린 ‘2002 월드컵 방송을 위한 한·일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연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월드컵 방송의 한일간 방송편성 실태 비교’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다한 중복편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가 협의없이 중계스케줄을 결정함에 따라 전경기가 3개 채널에서 중복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일본의 월드컵 방송편성과 비교하면 이같은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은 NHK와 민영방송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40경기의 중계권을 확보했고 이를 NHK가 한 개의 일본전 1게임, 개막전, 준결승전, 결승전을 포함한 24개, 민영방송이 일본전 2게임과 16강 5 게임 등 16개를 나눠 중계한다.
또한 스카이퍼펙 TV는 10개의 축구전문방송채널을 운영하면서 생중계나 재방송 등으로 채널을 특성화할 계획.
이 교수는 “우리는 지상파 방송 뿐만 아니라 케이블, 위성방송에서까지 똑 같은 경기화면을 볼 가능성이 높다”며 “시청자들이 스스로 채널을 선택할 권리를 제한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관규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활용한 한일간 방송문화 교류방안’을 제안했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으로 대등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교류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우리가 문화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일본과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를 교류할 수 있게 됐다”며 “스포츠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한ㆍ중ㆍ일 3국의 공통적 가치관이나 경험을 중심으로 문화마찰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측 참가자인 소네 도시로NHK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드컵 축구경기 방송중계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일본의 경우 40경기 밖에 중계하지 못하고, 유럽 일부국가에서는 유로채널로만 중계를 볼 수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경기중계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중계권료의 과다한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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