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량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가 최규선씨 로비에 놀아난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 유상부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최씨와 김홍걸ㆍ김희완씨를 은밀히 만나고, 이들의 요구에 따라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주식 20만주를 시중가 보다 훨씬 비싼 70억원에 매입한 것은 주주들을 무시한 행위다. 더구나 계열사와 협력업체까지 동원해 주식을 강제로 매입케 한 것은 대기업의 횡포에 가깝다.계열사를 통해 홍걸씨와 최씨의 벤처사업을 지원하게 하고, 권력층 주변의 떠돌이 인사를 연구소 고문으로 영입한 일 등은 포스코 수뇌부가 정상배인지 기업인인지 조차 의심스럽게 한다. 포스코가 그 동안 쌓아올린 대외신인도와 기업이미지는 이번 사건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민영화한지 3년이 지났는데도 공기업 시절의 타성과 관행을 보이고 있는 포스코측이나, 압력을 행사하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와대 및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행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기업이 지배구조를 아무리 선진화해도 정치권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풍토에서 선진 경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포스코의 위법행위엔 마땅히 응분의 처벌이 따라야 한다. 검찰이 타이거풀스 주식 고가매입 과정의 전모를 밝혀내 유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은 포스코의 대외적 위상도 고려해야 한다.
포스코는 외국인 주주가 62%로 국내에 경쟁자가 없는 글로벌 기업이다. 가뜩이나 외국인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 필요 이상으로 기업 이미지 등을 손상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우량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는 철저히 하되 그 시간은 짧고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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