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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등단 10년만에 첫 소설집 '하늘꽃'…몽골에서 찾아낸 원초적 삶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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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등단 10년만에 첫 소설집 '하늘꽃'…몽골에서 찾아낸 원초적 삶 '사랑'

입력
200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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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37)씨가 창작집 ‘하늘꽃’(동방미디어 발행)을 출간했다.등단한 지 10년이 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이씨는 그동안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영원한 제국’ 등 장편 창작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런 그가 “이를 악물고 감상과 연민으로부터 탈출하려 했던 사투의 기록”으로 다섯 편의 소설을 써서 묶어냈다.

새 소설집에 실린 작품은 몽골과 작가, 남녀의 사랑이라는 모티브가 같다.

‘려인’은 시인을 꿈꾸었지만 무관이 된 몽골 장수 수베테이와 고려 여인 태란의 이야기다.

2000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시인의 별’은 몽골 침입기인 고려 말을 배경으로 시인 안현이 사랑하는 아내를 뺏기고 절망하는 이야기다.

‘초원을 걷는 남자’에서 몽골과 관련된 소설을 준비하는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사랑했던 여자를 기억해낸다.

‘말입술꽃’에서 시인인 서상효는 몽골로 가서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몽골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작가는 작품을 쓰는 동안 매년 몽골을 찾아갔다고 했다. 그는 그곳에서 원초적인 삶을 발견했다.

“내가 만난 것은 이 글로벌리즘의 황야를 살았고 또 살아가는 인간들과 우리의 초로같이 작은 인생을 지배하는 사랑의 신비였다.”

표제작인 ‘하늘꽃’은 몽골 남자와 고려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 600여 년 전의 고문서인 ‘조선사찰자료 추보편’에서 발견된 사랑 고백을 단초로 삼았다.

‘아아, 아름다운 그대는 진정 불이(不二)의 하얀 꽃을 얻으셨나요? 어리석은 이 몸은 지난 날이 그리워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세세생생 이 진세를 여의지 못하고 삼계의 아득한 길을 외로운 혼으로 걸어갑니다.”

평론가 김동식씨는 이씨의 작품 속에서 몽골이 삶의 원형적 형식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묘사된다고 설명한다.

한 사람이지만 두 사람으로 존재하는 곳, 그리고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동시에 존재하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은 시인이기를 꿈꾸지만 그 꿈은 모래 바람 속에서 허물어진다.

문학, 문학 하면서 명성을 좇았다던 그가 최근 몇 년간은 자기 연민에 빠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또 자신이 만들어낸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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