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28억원이 넘는 돈을 최규선씨 등을 통해 받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불과 1년10개월여의 기간동안 이런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받았다니 그저 경악할 따름이다.그러나 이것이 홍걸씨가 받은 돈의 전부라고 보기가 어려운 만큼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얼마만큼의 돈을, 누구로부터, 어떤 명목으로 받았는지를 명명백백히 밝혀 두 번 다시 이런 불미스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보통사람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대통령 아들의 도덕성이다. 그는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호화 유학생활과 비리 의혹이 제기됐을 때마다 청와대를 통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LA의 100만달러에 달하는 고급주택 구입에 37만5,000달러를 지불한 것이나, 이신범 전 의원과의 소송 합의금으로 11만 달러를 줄 수 있었던 것도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또한 15차례나 한국을 드나들며 유학생신분에 걸맞지 않게 일반석 요금의 2배가 넘는 1등석을 이용했던 사실이나, 고급 외제승용차를 굴렸던 것도 역시 이런 부정한 돈줄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뒤늦게 “3억원을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그가 국민 앞에 잘못을 밝히고 통회하는 것이 대통령 아들이 취할 떳떳한 자세다.
청와대측도 홍걸씨 문제를 ‘당사자 개인의 책임’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또 세상이 다 아는 홍걸씨의 호화생활 소문을 청와대만 유독 몰랐다면 이야말로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철없는 유학생’의 입장을 변명하기 위해 청와대는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오히려 몰아 붙였다.
만약 청와대가 조금만 책임의식을 갖고 이 문제에 대처했던들 ‘최규선 게이트’가 정권을 흔들 만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와서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할게 아니라 이 일을 덮어두었거나 방치한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 또한 엄중 문책해야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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