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의 대부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84ㆍ캐나다 거주)가 10일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최총재는 이날 문화관광부에 자신의 귀국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에서 “이제는 죽을 날이 가까워 더 늦기 전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남이든 북이든 나를 불러주는 곳에서 남북 태권도 교류와 화합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총재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기네스북에 태권도의 창시자로 올라있을 만큼 태권도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인물이다.
국군 창설멤버로서 6군단장 등을 지냈던 그는 1955년 당수도, 공수도, 권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전통 격투기를 하나로 묶어 태권도를 창시했고 66년 국제태권도연맹을 만들었다.
하지만 72년 정치적 이유로 캐나다로 망명한 후 김운용 총재가 이끄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대립했고 80년부터 북한에 태권도를 전파, 친북 인사로 분류됐다.
문광부 관계자는 “지난 해에도 귀국이 추진됐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다”면서 “현재로서는 공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어쨌든 남북 태권도 분열의 기구한 이력을 지닌 최총재가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것은 남북 태권도 통합의 가능성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구나 해외에서 맹렬한 반한활동으로 대표적인 친북 인사로 분류됐던 그의 귀국 요청이 남북관계가 일시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될지도 관심사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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