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이달들어 제주 서귀포시가 월드컵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시내 곳곳에 월드컵 엠블렘과 참가국 국기가 나부끼는 가운데 16강 진입을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한국대표팀의 종합훈련이 2일부터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의 월드컵 열기는 잉글랜드와 중국 대표팀이 훈련캠프를 차리는 18일부터 이를 취재하는 국내외 매스컴의 발길과 성급한 관광객들로 더욱 후끈거릴 전망이다.
제주는 2002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관중석에서 바다가 보이도록 설계,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귀포시는 2002 월드컵대회를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세계적인 관광명소 서귀포시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제주의 독특한 민속과 문화를 소재로 한 각종 부대행사를 통해 다른 개최도시와 차별화를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일 문을 연 월드컵 홍보ㆍ전시관에서는 멀티미디어 등을 통해 제주의 민속과 전통문화를 집중 소개하는 한편 관광 홍보 부스를 별도로 마련, 월드컵 기획 관광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월드컵 대회기간 중 관광명소인 천지연 야외공연장에 ‘칠십리 플라자’를 개설, 제주의 전통문화를 소개한다. 오는 31일부터 6월15일까지 운영되는 ‘칠십리 플라자’는 해녀무 등 제주의 전통 민속공연과 서귀포시에서 경기를 갖는 브라질과 중국의 민속공연 등을 선보인다.
관광객들의 즐길거리도 이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댄스경연대회와 도전기네스,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듬돌 들기’와 ‘물허벅 나르기’ 등 민속놀이도 관광객들의 직접 참여속에 진행,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울 계획이다.
중국과 브라질의 첫 경기가 열리는 6월8일 개막행사에서는 ‘신비의 섬 제주, 그 미래로의 시작’ 퍼포먼스로 제주의 문화를 소개한다.
대회기간 중에는 경기장 주변 광장에서 제주민속과 참가국 민속공연이 경기 시작 3시간전부터 펼쳐지며 민속체험과 축구관련 게임 및 응원전 등 부대행사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숙박시설은 관광호텔 등 잘 갖춰져 있으나 관광객들의 선호도에 따라 월드인과 텐트촌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관광안내소 등 시내 9개소의 숙박 안내센터를 운영중인 서귀포시는 임시통역 안내원 32명을 활용하는 한편 숙박시설 안내배치도 5,000부를 제작, 관내 택시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언어불편을 고려해 월드인 64개소와 민박 113개소에 외국어 통역 전화기를 설치한 데 이어 관광음식점 86개소에도 통역전화기를 추가 설치한다.
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
■서귀포월드컵 단장 장병순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치러짐으로써 선수와 관람객들의 아름다운 추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경기장 입지에서 설계, 건설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장병순(58) 서귀포시 월드컵추진기획단장은 경기장의 모습을 비롯해 모든 조형물을 제주의 전통 양식에서 본떴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는 ‘관광ㆍ친환경 월드컵’을 지향한다”고 강조한 장단장은 “각국 대표팀이 훈련캠프로 서귀포시를 선호한 것도 연습장 시설과 환경이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서귀포시가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함으로써 서귀포시의 좋은 관광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있다. 장단장은 “숙박, 음식, 교통, 쇼핑, 즐길거리, 의료서비스 등 관광객들이 월드컵 축제를 만끽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통역요원을 충분히 확보를 해놓고 있으며 시민들의 친절의식 캠페인, 지정 음식점 관리 등 관련사항을 매주 2차례의 정기 상황보고 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장단장은 “경기 개막을 알리는 퍼포먼스과 각종 부대행사를 통해 제주의 전통 민속과 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김재하기자
▼오사카▼
오사카는 일본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로 관서지방의 중심지이다.
예로부터 관동의 도쿄와 경쟁관계를 유지해 온 대표적인 메트로폴리스이기도 하다.
비록 도시규모 면에서 요코하마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본을 통일하고 건설한 오사카성이 일본의 대표적인 얼굴로 자리잡고 있듯이 이들의 자긍심은 뿌리깊다. 30만명의 재일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한국 근대사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사카는 요즘 큰 고민을 하나 덜었다. 월드컵 유치로 대대적인 붐이 일어나 경제불황의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라고 있는 데 의외로 도시 전체가 조용한 것이다.
죽을 쑤는 감바 오사카나 윤정환이 뛰고 있음에도 2부리그로 추락한 세레소 오사카의 프로축구보다는 재일동포라는 설이 있는 호시노감독을 영입해 욱일승천하는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얘기로 오히려 더 뜨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오자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일본의 성적을 점치는 등 열기가 조금씩 번지고 있다.
오사카 월드컵경기장은 5만석 수용규모의 나가이경기장이다. 일본 10개 경기장 중 유일하게 종합경기장을 개보수없이 약간의 손질해 월드컵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관중석과 그라운드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긴장감이 떨어진다.
나가이경기장이 내세우는 특색이라야 관중석의 3분2를 덮는 지붕에 기둥이 없어 시야 장애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과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경기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죽음의 조인 F조의 잉글랜드-나이지리아전(6월12일) 일본의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일본_튀니지전(14일), 그리고 8강전이다. 오사카는 일본이 튀니지를 대파하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해 이곳이 일본 축구역사의 유적이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840개의 다리가 있어 ‘다리의 도시’로 불리기도 하고 음식문화가 발달해 ‘천하의 부엌’이라고도 불리는 오사카의 명물은 8,000여점의 문화재와 자료가 있는 오사카성 외에도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수족관인 ‘가이유칸’, 지난 해 들어선 유니버설튜디오 등을 꼽는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먹거리, 살거리가 풍부한 오사카에서 월드컵 특수를 가장 고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간사이고긴(關西興銀)’ 등 민족계 은행의 도산으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재일동포들이다. 한ㆍ일이 16강에 동반진출해 화합과 경제난 타개를 함께 누리고픈 이들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범구기자
goug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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