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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새판짜기 방향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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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새판짜기 방향 새로"

입력
200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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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지방선거전 YS 민주계와의 전면적 연대에 제동이 걸리자 정계개편의 새길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노 후보는 10일 통상 YS 민주계와의 연대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됐던 ‘신민주대연합’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하는 등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쪽으로 선회했다. 차제에 정계개편의 개념과 실체를 새롭게 규정하겠다는 의지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이날 “(정계개편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면서 정계개편의 불씨를 살려가기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용어 및 개념 재규정

노 후보는 이날 ‘신민주대연합’이라는 용어와 관련, “표현 자체가 과거 회귀적이어서 흘러간 정치세력이 다시 등장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론의 호응도 좋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노 후보는 “나는 주로 ‘정책구도로의 정계재편’이라고 말해왔는데 언론에서 ‘신민주대연합’으로 쓰더라”면서 “내 뜻은 지금의 정치판 구도를 분열에서 통합으로 만들고 국민통합의 정치구도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단순히 용어상의 고민을 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계개편론이 DJ+YS로 비춰지는 데 대한 부담을 얘기한 것이다. 실제로 노 후보 진영에서는 YS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부산ㆍ경남(PK) 지역 지방선거에서는 다소 긍정적일 수는 있지만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는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돼 왔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노풍(盧風)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인 데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 비리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으나 ‘대(對) YS 처신’이 부정적 이미지를 만든 탓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후보측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은 YS와의 관계에 대해 “매달리지도 않고 배척하지도 않는다”고 정리했다.

이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에 재점화할 정계개편의 대상과 방향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DJ나 YS에 대해 동등한 수준으로 정치적 예우는 하겠지만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또 정계개편의 대상이 부산 경남 등 지역적 한계를 갖는 YS 민주계라는 오해를 탈피, 말 그대로 민주ㆍ개혁 세력을 다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의 기득권 포기 발언

한 대표가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우리 당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용의가 있음을 선언한다”고 말한 것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한 대표는 대표직까지 던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역사 발전과정에서 국민의 이익을 확보하는 길이 있으면 개인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여기에는 수세국면에 처한 노 후보를 지원하고 정계개편의 불씨를 살려가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 나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을 완전히 노 후보 중심으로 탈바꿈시켜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열고 당명 변경은 물론 재창당 수준으로까지 당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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