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정해성 코치가 9일 오전 몸싸움 훈련을 하다 차두리 어깨에 가슴을 강하게 부딪쳐 갈비뼈가 골절됐다. 진단 결과 왼쪽 늑골 5번째 뼈에 금이 갔는데 뼈가 이탈하지 않아 수술은 필요 없지만 통증이 꽤 심한 상태이다.정해성 코치의 투혼에 고개 숙이기에 앞서 이번 일은 히딩크 사단의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 등 한국인 코치진의 역할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한다.
외국인 감독을 보조하는 이들 한국인 코치들은 선수들과 녹색 그라운드에서 함께 몸을 부대끼며 땀을 흘리는 현장 지도자들이다. 히딩크 감독이 고향인 네덜란드에서 직접 데려온 핌 베어벡 코치와는 임무가 다르다.
같은 코치 자격인데도 베어벡 코치가 선수들에게 팀 전술과 작전을 직접 지휘하는 반면 한국인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독려하는 수준에 머문다. 베어벡 코치가 작전참모라면 한국인 코치는 시범조교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한국인 코치들은 히딩크 감독 부임 초기 선수 고르기 과정에서는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지만 작전 구상과 전술지휘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딩크 감독과 베어벡 코치가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앞에서 한국인 코치들은 선수들과 뒤섞여 고된 훈련을 해내는 모습도 어딘지 격에 맞지 않아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인 코치들이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많은 부분을 전수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히딩크 의 선진축구’를 우리가 만족스러울 만큼 배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월드컵 이후 ‘사령탑 교체’가 기정 사실이라면 히딩크식 선진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 없다. 한국인 코치들이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히딩크 축구 백서’를 만든다는 자세로 작전회의 등에 적극 참가하는 한편 히딩크 감독과 토론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법을 곁에서라도 지켜보기 위해 프로구단과 실업팀에서 관계자를 파견할 정도라면 한국인 코치들의 책임은 더 막중해 진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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