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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시평] 한우와 수입쇠고기의 相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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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시평] 한우와 수입쇠고기의 相生

입력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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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거세게 불었던 채식 열풍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과 외식문화의 확산으로 육류 소비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한우 소비는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급속히 줄어드는 추세다. 그 자리를 수입 쇠고기가 메워가고 있다.

지난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은 57.2%로 한우 소비를 앞질렀으며 올해는 7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 수치의 신빙성을 의심할 지 모른다. 하지만 유명 외식업체, 고급 호텔, 고깃집 등에서 사용되는 쇠고기의 상당량이 수입산임을 안다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수입 쇠고기의 소비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판매자유화 정책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 시행된 수입쇠고기 판매자유화로 수입산을 취급하는 판매처가 크게 늘어났고, 2등급 이상 고급 냉장육의 수입도 본격화했다.

그리고 20, 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수입 쇠고기를 찾기 시작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대형 할인마트의 급성장은 수입 쇠고기 소비를 촉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그 동안 정부의 보호 속에서 유지돼 왔던 한우 산업이 이제는 수입 쇠고기와 품질·가격 면에서 경쟁을 통해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우가 점점 확대되는 수입 쇠고기에 맞서 기존의 시장 점유율을 지켜가기란 그리 쉽지 않다.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계속 증가하는데 비해 국내 한우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수입 쇠고기는 맛과 육질면에서 한우와 비슷한 반면, 가격 면에서는 훨씬 저렴하다.

그렇다면 한우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수입 쇠고기와 질적으로 차별화한 고품질 고가의 한우 '브랜드육'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물 브랜드 평가 및 인증 기준의 제정과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축산물 브랜드전'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육류에도 명품이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안겨줌으로써 소비의식의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시군 단위 위주로 진행중인 브랜드화 사업을 도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

도가 브랜드육 사업을 책임지고 진행함으로써 브랜드의 신뢰도 증가와 마케팅 비용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규모화로 인한 제품의 표준화와 철저한 품질 관리가 가능해 그야말로 1석4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 한우 농가의 규모화와 협업화(協業化)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한우 사육 두수의 적정 유지를 위해 번식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한우 산업 발전을 위한 대책들을 긴 안목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하면 한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쇠고기에 대한 편견을 갖거나 배척하기 쉽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한우 업계나 소비자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입 쇠고기와 한우의 균형 있는 발전이야말로 궁극적으로 국내 쇠고기 시장의 안정과 올바른 음식문화 정착을 위해서 바람직한 길이다.

/문병창ㆍ㈜아이델리, 한국냉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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