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들 문제로 휘청거리던 청와대가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스르기 시작했다.연일 터지는 의혹을 해명하느라 급급하던 청와대는 9일부터 적극적으로 국면을 이끌겠다는 움직임이다.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이 정쟁 중단의 성명을 발표한 것이나, 한덕수(韓悳洙) 경제수석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경제월드컵 관련 브리핑을 한 것 등이 이 같은 제스처이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도 기자들을 만나 ‘홍걸(弘傑)씨와 최성규 전 총경의 LA 골프’ 보도 등을 예시하며 언론의 검증 의무와 정확한 보도를 강하게 촉구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일 주요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자세는 김 대통령이 아들들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마음을 정리했다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한 때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이제 방향을 정했다”면서 “아들들 문제는 법대로 처리하면 되는 것이고, 그 일 때문에 국사를 방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핵심들이 구수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각오를 한 마당이니 최규선(崔圭善)씨의 세 치 혀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할 일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월드컵, 경제를 적극적으로 챙긴다는 것은 역으로 홍업(弘業), 홍걸씨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정리됐다는 의미다.
민정수석실은 홍걸씨 변호인으로 법률회사에 속하지 않은 검사출신의 변호사를 내정하는 등 사실상 준비를 다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변호사 선임 통보가 오면 홍걸씨를 귀국시켜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홍업씨는 내부적으로 자문을 받는 변호인을 쓸 것”이라며 “그 이후 검찰 소환부터는 변호인이 맡아서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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