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金弘傑)씨가 최규선(崔圭善)씨측으로부터 받은 돈이 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특히 이 중 4억원은 최씨가 업체로부터 로비대가로 받은 돈으로 밝혀져 홍걸씨의 범죄혐의 입증과 관련, 검찰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이 홍걸씨의 자금추적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이제 홍걸씨 소환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 홍걸씨 자금수수 내역
지금까지 홍걸씨의 이권개입 및 금품수수 의혹은 무성했으나 검찰의 공식발표로 확인된 액수는 3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홍걸씨가 2000년 3월~지난 연말까지 최씨로부터 모두 28억8,000만원을 전달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 내역을 보면 최씨가 D사와 S건설로부터 받아 홍걸씨에게 전달한 돈이 각각 6억원과 7억2,000만원이며 최씨가 별도로 조달해 건네준 돈이 14억6,000만원에 이른다.
홍걸씨는 또 지난해 8월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D사로부터 1억원을 추가로 건네 받기도 했다.
D사는 조폐공사 및 경남 도청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 대가로 최씨에게 10억9,000여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일찌감치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이 가운데 2000년 11월과 지난해 7월에 최씨가 받은 2억원과 지난해 12월에 수수한 2억원은 곧바로 홍걸씨에게 넘어 간 것으로 드러나 홍걸씨 사법처리에 결정적 물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즉, 홍걸씨가 성격을 알고도 돈을 받았다면 최씨와 함께 조폐공사 등에 대한 청탁을 벌였거나 최소한 이 과정에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도록 묵인했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이 경우 홍걸씨 역시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셈이 돼 꼼짝없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에 걸려들게 된다.
홍걸씨에 대한 거액 대출과 사무실 무상제공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S건설이 7억2,000만원을 전달한 사실도 관심의 대상이다.
S건설은 관급공사 수주 로비설에도 불구하고 최씨의 공소장에는 아예 언급되지 않아 의구심을 샀던 터라 향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홍걸씨 관련 비리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핵심은 최씨가 별도로 조달한 14억6,000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그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최씨가 의혹의 핵인 타이거풀스 및 포스코 로비 대가로 받아 홍걸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중 11억6,000만원이 포스코와 홍걸씨의 만남 및 타이거풀스의 사업권자 선정 이후인 지난해 3월 이후 홍걸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8억원이 건네진 지난해 4월은 포스코의 타이거풀스 주식 고가매입 시기와 일치해 이 돈이 포스코에 대한 홍걸씨의 영향력 행사 대가라는 추정도 가능한 상태다.
■ 2홍(弘) 소환 초읽기
홍걸씨의 경우 사실상 관련자 소환조사가 끝났으며 28억여원의 자금수수 사실도 밝혀진 만큼 소환에 따른 부담은 사라진 상태다.
김홍업(金弘業)씨 역시 고교동기인 김성환(金成煥)씨로부터 6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데다가 월드컵 변수가 있어 이 달 중 소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의 소환시기와 방법. 당초 검찰 내부에서는 부담해소 차원에서 두 사람의 동시 소환 및 사법처리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홍업씨에 대한 수사가 계좌추적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 반면 홍걸씨 수사는 쾌속항진 중이라 동시 소환은 사실상 어렵게 된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홍걸씨를 먼저 소환키로 방침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도 가족 회의 등을 거쳐 홍걸씨의 조기귀국 및 검찰 출두 방향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르면 다음주중 홍걸씨에 대한 소환통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