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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전주·시즈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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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최도시를 가다] 전주·시즈오카

입력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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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맛과 멋의 고장, 전주를 세계에 알리자. 전주시는 ‘월드컵, 전주를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화관광 월드컵을 준비중이다.

전주는 천년고도의 전통을 지닌 도시답게 가장 한국적인 문화와 전통의 숨결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고장이다.

전주시는 대회기간에 6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보고 이 같은 특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전통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지붕은 향토특산품인 합죽선, 지붕과 기둥을 연결하는 12줄은 가야금을 형상화했다.

우선 800여채의 한옥이 운치를 자랑하는 풍남동과 교동 일대의 한옥보전지구에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전통문화센터, 한옥생활체험관, 전통 술박물관, 민속장터 등을 마련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전통문화센터는 전주의 멋스러움을 보여줄 전통혼례식과 어사출도 등 놀이마당을 비롯, 한복 입는 법, 우리 예절 체험 등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 판소리의 본고장답게 사물놀이가 월드컵 기간 내내 펼쳐지고 관광객들이 손수 떡을 만들어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 민속장터에서는 불국사 경복궁 피렌체성당을 본뜬 종이세계건축전을 연다. 또 32개 참가국의 국화(國花)를 전시하고 스페인 포루투갈 폴란드 파라과이 등 전주에서 경기를 갖는 4개 국의 닥종이 인형전시회도 마련된다.

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 술박물관에서는 향음주례를 시연하고 샤머니즘적 제례형식의 성주굿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한옥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

더욱이 2,018세대의 민박집을 모집, 단순한 체류에서 벗어나 김치담그기, 민속놀이 등 한국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전통체험형 홈스테이도 운영한다.

특히 전주시는 월드컵 붐 조성과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지역 4대 축제를 한데 묶어 ‘전주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대회기간 중 축제의 장을 펼친다.

명창등용문인 제28회 전국대사습놀이 전국대회(22, 23일) 종이문화축제(6월7~13일) 풍남제(6월8~16일) 등을 통해 월드컵 문화행사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6월7일 첫 경기(스페인-파라과이) 개막행사 때 ‘작은 울림이 모아내는 생명의 소리’를 주제로 전통예술공연을 연출하는 한편 매 경기 하프타임 때 여흥행사로 풍물한판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페인 폴란드 포르투갈 파라과이가 모두 천주교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성지순례 및 순교체험 관광코스도 개발했다.

3월 외국인들의 관광안내를 위해 콜센터(관광종합안내센터)를 개최도시중 맨 처음 개설 , 24시간동안 8개 외국어 통역과 함께 관광ㆍ숙박예약, 문화행사ㆍ교통ㆍ식당안내 등 원스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주는 10개 개최 도시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비빔밥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패스트푸드로 개발해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대회기간 중 경기장과 전국 편의점 판매를 통해 전주의 맛을 세계에 홍보할 예정이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전주 월드컵단장 윤철

“전통문화축제를 통해 한국의 전주를 세계 속의 전주로 알릴 계획입니다.”

윤 철(51) 전주시 월드컵추진단장은 “전주의 전통문화 행사를 이 지역 문화 예술인이 직접 기획하고 이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를 통해 평생 잊혀지지 않을 전주만의 특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4대 지역 문화축제를 중심으로 월드컵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문화예술행사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올해 문화축제는 월드컵 문화행사로 열리는 만큼 세계인이 전주의 문화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러한 문화축제를 통해 전주의 유서 깊은 전통문화와 도약하는 현대문화의 모습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98 프랑스월드컵의 성공비결은 국민의 열광적인 축구열기가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붐 조성을 위해 ‘전주월드컵을 사랑하는 모임(월사모)’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동참 분위기를 유도해 시민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를 떠나 낙후된 전주의 자존심을 되찾고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라며 세계적인 월드컵경기장 건설 뿐 아니라 월드컵을 통한 경기장주변 연계사업, 관광ㆍ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전주 발전을 5~10년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모든 준비는 끝났고 손님맞이는 이제 시민의 몫”이라며 “ 작은 친절이 전주를 바꾼다는 인식을 갖고 먼저 웃고 인사하는 친절의식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사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즈오카▼

시즈오카는 일본의 상징 후지산을 끼고 있는 곳 답게 축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J리그 1,2부 27개팀에는 이 지역 출신 선수가 제일 많고 현(縣)인구 350만명중 5만명이 축구선수로 등록됐을 정도다.

도쿄에서 신칸센과 국철을 이용해 두시간쯤 가다 시골풍의 아이노역에 내리면 하얗게 빛나는 시즈오카경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별칭은 에코파(Ecopa). 메아리(echo)가 있는 경기장에 환경(eco) 친구(pal) 공원(park)이 공존한다는 뜻이다.

북 모양을 닮은 시즈오카경기장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AP자료사진

메아리는 확실히 이 구장이 내세우는 자랑이다. 세계적인 악기제조사 야마하 본사가 위치, 대회기간 재즈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시즈오카는 경기장 객석의 90%를 덮는 지붕을 북처럼 만들어 메아리효과를 최대화했다. 관중의 환호성이 두, 세차례 메아리 치면 웅웅거리는 소리로 귀가 멍멍할 정도다.

내년 전국체전 때 주경기장으로 쓰일 에코파는 종합운동장이지만 좌우골대와 본부석 트랙 뒤에 숨은 임시스탠드(5,500석)를 끌어내면 준축구전용구장(5만600석)이 된다.

녹차의 최대산지 답게 좌석은 온통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곳은 월드컵이 끝나면 민간에 위탁해 레저공원으로 쓰이게 된다. 독일-카메룬(6월11일) 벨기에-러시아전(14일)과 8강전(21일)이 예정돼 있다.

J리그 최고 라이벌 주빌로 이와타, 시미즈 S-펄스를 보유한 이곳의 자랑은 또 있다. 바로 일본대표팀의 훈련캠프가 이와타에 차려지고 같은 H조 선두가 유력한 러시아는 시미즈에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이다.

대표팀의 핵인 신지 오노, 다카하라, GK 가와구치가 이곳 출신이기도 해 주민의 관심은 온통 월드컵 뿐이다.

풍부한 명승지도 이 고장의 자랑이다. 어디서나 해발 3,776㎙의 후지산이 보이고 동부해안은 온천ㆍ해양 관광지로 유명한 이즈반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말년에 은거했던 순푸성터, 에코파에서 가까운 가케가와성도 들러볼 만 하다.

축구경기만 열리면 열성적으로 달려드는 주민 때문에 월드컵을 가장 잘 치러낼 후보지로 꼽힌다. 시즈오카는 더욱 완벽을 기하기 위해 ‘작은 친절(치이사나 신세츠)’운동을 벌이고 있다. 길거리 꽁초줍기 등 표시가 안 나는 세심한 배려로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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