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즐거운 외식 / 논현동 '의기양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즐거운 외식 / 논현동 '의기양양'

입력
2002.05.10 00:00
0 0

요리는 맛뿐 아니라 이미지로도 먹는다.곱창구이하면 어깨가 닿을 듯이 비좁은 테이블에 고기 타는 연기와 냄새가 자욱한 허름한 가게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예 외식후보에서 제쳐놓은 메뉴이기도 하다.

서울 논현동에 최근 문을 연 ‘의기양양’은 이런 기피메뉴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미식가들을 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의기양양’이란 상호는 양곱창의 스태미너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붙인 제목이다

. 이름에서부터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영양과 맛이 뛰어난 소 내장요리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고기의 누린 내를 제거하고 식당 인테리어도 깔끔한 스타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소의 다른 부위는 선보이지 않는다. 소의 첫번째 위에 해당하는 양, 마지막 위에 해당하는 막창, 소장인 곱창, 이밖에 대장인 대창으로만 승부를 하고 있다.

고추장에 벌겋게 양념하는 일반적인 곱창구이와 달리 이 집에서는 간장소스에 재워 굽는다.

간장은 안주인이 함경도출신 할머니에게서 전수받아 집에서 직접 담궜다. 맛이 강한 고추장양념을 하면 재료 자체의 맛을 감별해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겉의 양념이 빨리 타버려 제대로 구워내기도 쉽지 않다.

맛이 진하지 않은 간장소스는 재료의 오돌오돌하고 졸깃한 맛을 숨김없이 전한다. 그만큼 재료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양은 두툼할수록 맛있다.

대창은 칼집을 넣어 벌린 뒤 안의 기름을 모두 제거해 굽는다. 곱창의 내부 벽에 낀 곱을 진짜 맛으로 치는 곱창 애호가들 때문에 대부분의 곱창구이집에서는 대창도 통으로 구워내지만 사실 대창의 경우는 안쪽 벽에 낀 것이 기름덩어리이다.

‘좋은 재료를 쓰는 것만이 음식 맛을 살린다’는 요리의 정석에 철저하다.

엄선한 고기는 연하면서 뽀돌뽀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불을 오래 머금고 향이 좋은 참숯에, 고기가 잘 눌러 붙지 않는 동판석쇠를 쓰는 등 투자를 많이 했다.

식사종류로는 누룽지된장찌게 꽁치김치찌게 김치말이 등이 있다. 누룽지된장찌개의 누룽지는 경기 이천쌀과 찹쌀흑미로 지은 밥을 눌러 만든 것이다.

김치국물 동치미국물에 사골육수를 섞은 시원한 국물에 소면을 말아 주는 김치말이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다.1인분에 양1만6,000원,대창·막창·곱창 1만4,000원(02)3443-7330

맛 ★★★☆ 분위기 ★★★☆ 서비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