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에 쌓은 국내 최대 토성인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이 BC 100~AD 100년에 첫 축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는 풍납토성이 한성 백제의 왕성임을 전제로 할 때 AD 3세기 중반으로 알려진 백제의 고대국가 성립시기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사실이어서 주목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조유전)는 1999년 보존 상태가 좋은 동쪽 성벽 두 곳을 절개, 조사한 결과를 담아 9일 발간한 보고서 ‘풍납토성Ⅱ’ 에서 이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사다리꼴로 뼈대로 세워 토벽을 몇 차례 덧씌운 성벽의 구조, 각 토벽층에서 나온 목재와 토기편의 연대측정 결과 등을 토대로 풍납토성이 BC 1세기~AD 2세기에 첫 축조된 뒤 늦어도 AD 200년 전후에 증축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성벽 중심부와 바깥쪽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토기가 출토되고, 세 발 달린 토기 등 3세기 중반 이후에 등장한 이른바 ‘백제 토기’가 단 1점도 없다는 것도 성벽 축조가 두 차례로 나뉘며 AD 3세기 이전에 완료됐다는 추정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발간한 풍납토성 내 주거지 발굴보고서에서도 토성의 연대를 BC 1,2세기에서 AD 4세기로 제기했으나, 일각에서 토성을 쌓기 전 촌락이 형성됐을 수도 있다는 반론을 내놓는 등 축성 연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돼왔다.
신희권 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토성의 축성 연대와 건축술 등에서 진전된 연구 결과가 나옴에 따라 풍납토성이 백제의 첫 도읍지인 하남위례성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면서 “문헌기록 비교 연구 등을 통해 백제 등 고대 국가의 형성 과정을 새롭게 밝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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