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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분할안 일단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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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분할안 일단 확정

입력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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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의 분할원칙이 확정됐다. 하지만 분할방법과 분할 후 매각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있어, 하이닉스 처리를 둘러싼 정부ㆍ채권단과 이사회, 노조, 소액주주 등 이해당사자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 있는 상태다.하이닉스는 9일 서울 영동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이 제시한 회사분할안을 승인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주력과 비주력, 기타부문으로 분할한다는 채권단안과 메모리 비메모리 등으로 회사를 분할한다는 회사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와 채권단은 이에 따라 곧 외부자문기관을 선정, 자산실사에 착수한 뒤 내달까지 세부 분할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매각주간사를 맡았던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실사기관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방향

하이닉스 분할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TFT-LCD, 기타 등 4개 부문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만의 캔두 컨소시엄과 가계약까지 맺었다가 무산된 TFT-LCD는 재매각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다. 비메모리는 구미와 청주공장에서 최대 5개 팹이 대상이며, 별도법인화해 매각한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비메모리와 TFT-LCD 및 기타자산을 떼어낼 경우, 하이닉스는 이천 청주 및 미국 유진공장에 7~8개 팹을 갖춘 메모리 전업회사로 남게 된다. 유진공장은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동상이몽 이날 이사회의 승인에도 불구하고, 향후 세부처리방향에 대해선 채권단과 하이닉스, 소액주주 등이 ‘10인10색’의 입장을 갖고 있다. 어차피 비메모리와 TFT-LCD는 팔기로 되어 있는 만큼 논란의 초점은 메모리 매각여부로 압축된다.

채권단 구상은 ‘매각을 전제로 한 분할’이다. 팔기 쉽게 하이닉스를 쪼갠다는 것이며, 이 점에서 마이크론과 협상의 문을 여전히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반면 하이닉스와 소액주주들의 생각은 ‘독자생존을 전제로 한 분할’이다. 이사회의 이날 승인은 ‘분할’을 승인한 것이지, 결코 ‘매각을 전제로 한 분할’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사회가 분할안 승인 후 “(채권단이 마련하게 될) 향후 구조조정방안은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요지의 발표문을 낸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따라서 정부와 채권단이 회사 자체를 공중분해시키고, 메모리 부문의 헐값매각을 강행한다면 이사회는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구조조정안에 담게 될 출자전환과 감자, 부채탕감, 인력조정 등도 채권단과 이사회간에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대목들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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