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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후보, 통상의 행복 포기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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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후보, 통상의 행복 포기하길

입력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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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가 9일 16대 대통령 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다. 지난 1997년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대권도전의 기회를 갖게 된 이 후보로서는 당연히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희망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도한 수준에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에 앞서 몇 가지 당부의 말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무엇보다 이 후보 자신과 가족의 깨끗한 처신을 주문하고 싶다.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게이트 사태’는 이미 대통령의 아들들과 가신을 넘어서 대통령 내외에 까지 언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약속했던 일이 번번이 깨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후보와 가족에게 ‘보통 사람이 갖는 행복’을 포기할 것을 권고한다. 이 후보와 주변인사도 벌써 구설수를 타고 있다는 점을 새삼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줄 안다.

둘째로, 앞으로의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야 한다.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지더라도 깨끗하게 하자’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3김 정치’의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과 계층간의 갈등을 부추기기 보다는 포용함으로써 화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선거운동을 펴나가야 한다.

셋째로, 이 후보 자신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국민 앞에 내놓음으로써 당당하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민주정치를 뿌리내리고 국가발전의 도약을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는 개혁’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거나, 혹은 ‘반DJ 정서’에 편승해서 표를 얻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민정당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민정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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