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정부군과의 전면전으로 이달 들어서만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마오쩌둥(毛澤東)주의 반군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했다.1990년대 초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명맥이 끊긴 마오이즘(Maoism) 반군들은 중국, 인도와 접경한 네팔 남부지역을 근거지로 공산 정권 수립을 위해 맹렬히 싸우고 있다.
3월 페루 수도 리마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배후인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가 조직 재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느나, 정부군과 맞설 수 있는 마오쩌둥 추종세력은 네팔 반군이 유일하다.
네팔 반군은 1990년 입헌군주제로 개헌하면서 민주주의의 틀을 갖춘 네팔 정부가 부패와 가난을 뿌리뽑지 못한 데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기반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농민 무장봉기를 통한 공산국가 건설 이념이 전체 인구의 80%인 농민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마오이즘은 본산인 중국에서도 83년 이후 사그라들었고 인도, 파키스탄 등 인근 국가도 이들 반군의 유입을 적극 견제하고 있어 이웃 나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빛나는 길’과의 국제연대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지난해 11월 휴전 파기 이후 올 들어 격화하고 있는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는 정부군이 반군 거점인 수도 카트만두 서쪽 롤파에 대해 대대적인 전면전에 돌입한 뒤 매일 양측에서 엄청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반군 700여 명이 죽었고, 정부군도 반군의 반군의 매복ㆍ기습 공격 등으로 200명 가까이 희생됐다. 96년 반군이 의회정치와 단절하고 민중전쟁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희생자 4,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은 휴전 파기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반군 병력도 96년의 2,000여 명에서 1만 명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휴전 파기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군 진압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전체 75개 자치지구 중 10여 개에 불과했던 반군 장악지역은 20개 이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인민정부가 속속 수립되고 있으나,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총리 정부는 야당의 거센 개헌압력에 밀려 우왕좌왕하고 있다.
■마오이즘
네팔 반군이 내세우는 마오이즘은 농촌을 근거지로 무장봉기를 통해 공산 정권을 수립한다는 이념이다. 네팔 반군은 공산당의 한 분파로 출발했으나 제도권 정치와 단절을 선언하고 토지 무상분배 등을 내세우며 게릴라 활동을 시작했다. 일부 자치지구에서는 과세ㆍ교육ㆍ의료정책을 시행하며 자치정부 역할까지 하고 있다.
80~90년대 테러, 암살 등으로 3만 명의 희생자를 내며 국가전복까지 위협했던 페루 반군 ‘빛나는 길’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강력한 토벌작전에 밀려 97년 리마 차량폭탄 테러를 끝으로 일반의 인식에서 멀어졌다.
92년 반군지도자 아비마엘 구스만이 체포될 때까지 3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25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신형을 살고 있는 구스만을 대신할 구심점을 찾지 못해 병력이 수백 명으로 급감했으나 최근 페루 동부 코카인 산지를 근거지로 재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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