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로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8일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250개사에게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의 영향에 관해 물어본 결과, 10개사 중 7개사가 채산성 악화를 우려했다. 적자수출이 시작됐다고 응답한 기업도 10.7%나 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4월13일 달러 당 1,332원을 보인 이후 급락해 이 달 7일 1,279원을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원화 환율 하락은 미국 경기회복과 ‘강한 달러’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달러약세에 기인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도 원화 평가 절상(환율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는 “해외 분석기관들은 단기적으론 1,265원까지, 연말에는 1,180원까지 환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고 있다”며 “경기회복의 시금석인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의 절반(51.7%)이상이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반감되거나 적자수출이 예상된다’고 답했고, ‘별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하락할 경우 ‘수출액이 6%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59.7%인 반면 ‘변동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8.5%에 그쳤다.
환율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6%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6.8%, ‘인상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기업은 61.1%에 달해 대부분 기업들이 채산성 악화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밝힌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적정 이윤을 낼 수 있는 평균 적정환율은 1,305원으로 현재 수준보다 26원 높았다.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부품이 1,288~1,290원으로 가장 낮았고, 중화학 1,296원, 철강 1,300원, 섬유제품 1,311원, 섬유사ㆍ직물 1,313원 순이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1,258원으로, 플라스틱(1,274원) 잡제품(1,270원) 등의 경우 이미 분기점에 도달한 상태다. 대기업들이 포진한 전기ㆍ전자ㆍ화학제품은 1,250원 수준이라 아직 채산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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