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모범생, ‘재밌는 영화’의 코믹한 정보요원 등 스크린 속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소화해온 영화배우 서태화(35)가 TV에 진출한다.그를 TV로 끌어낸 것은 KBS 2TV가 20일부터 방송할 월화미니시리즈 ‘거침없는 사랑’(극본 이성희, 연출 이강현).
2001년 KBS ‘도시괴담’의 ‘죽은 자의 노래’편으로 잠깐 얼굴을 비친 적은 있지만, 사실상 드라마출연은 처음인 셈.
“그때는 ‘리베라메’의 양윤모 감독이 연출을 해서 TV드라마를 찍었다기보다는 영화를 촬영하는 기분이 강했죠. 10여일 촬영해보니까 영화와는 시스템이 다르데요. 미리 전체 대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는 영화나 TV드라마나 다를 바 없죠. 연기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거침없는 사랑’은 30대의 위기를 화두로 삼았다. 위험한 불륜과 무너지려는 가정을 그려간다.
서태화는 “불륜으로 화제만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는 아니다.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가정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맡은 민우 역은 부드럽고 낭만적 기질이 강한 패션 사진작가.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부모와 현실적인 아내 원희(송선미)의 틈새에서 자유분방한 삶을 꿈꾸며 부딪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30대 남성이죠. ‘친구’나 ‘재밌는 영화’와는 다른 인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서태화는 뉴욕대로 영화유학을 온 ‘친구’의 곽경택 감독을 만나면서 삶이 달라졌다.
“성악은 취미이고 연기가 직업”이라고 말한다. 곽 감독의 졸업작품인 단편 ‘영창이야기’(1995)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장편데뷔작 역시 곽 감독의 ‘억수탕’(1997)이었다. 그리고 그 작품으로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배우로서 길을 굳혔다고 한다.
“부드럽고 섬세한 남자가 돼봤으니, 다음에는 강한 성격이 드러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번 드라마 출연이 ‘친구’의 모범생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서태화라는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다. “시청률 5%가 영화관객 100만명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더군요.”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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