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기술인에 대한 사회 인식이 형편없이 낮아졌다.고교생의 이공계 선택 비율이 1998년에는 42%였으나 해마다 줄어들어 올해는 27%에 불과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장래 희망 직업으로 과학인이나 기술인을 꼽은 응답은 0.4%였다. 우리나라 전문 기술인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다.
언론 매체들이 앞 다퉈 전문 기술인 푸대접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정부도 나름대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전문 기술인 푸대접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사농공상(士農工商) 의식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에 해당하는 상경계열 출신은 직업 선호도에서 말석(末席)이었다가 이제는 가장 선호하는 신분으로 올라갔다.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가 유행어로 떠오르는 게 당연하다. '사'에 해당하는 인문ㆍ사회 계열 출신은 예나 지금이나 우대 받고 있다.
그렇지만 '공'은 '농''과 더불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이 우대 받아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프랑스 엘리트 학교인 그랑제콜 170여 곳 가운데 80%가 이공계라고 한다. 우리의 기능장 제도와 비교되는 독일의 마이스터는 박사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독일 아헨공대의 라우헛 총장은 "이공계 기피 현상의 극복이 한국 경제의 존망을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전문 기술인력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기술 인력을 우대하는 나라들은 미래가 밝다. 상투적인 말같이 들릴지 모르나 정책의 우선 순위와 처우가 달라지지 않는 한 우수한 전문 기술인력은 나오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이공계 인력에게 최고 수준의 보상과 혜택을 제공하고 처우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앞으로 발표될 정부의 다양한 대책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은모 홍성기능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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