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과 항만을 통해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이 한국에 첫발을 내디딜 인천은 ‘e-월드컵, 정보화월드컵’을 지향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월드컵기간중 가장 불편을 느낄 분야는 언어문제. 인천시는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외국어 동시 통ㆍ번역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외국인들에게 관광 숙박 쇼핑 경기일정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들의 언어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ㆍ개인정보단말기)를 활용한 e-월드컵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 최근 시험운영을 거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PDA는 가로8.5㎝ 세로13.5㎝ 크기의 휴대용 무선단말기로 온갖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개인전용 통역 및 관광가이드인 셈이다. 외국인관광객들은 이 단말기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말기의 주요기능은 외국어 통ㆍ번역서비스와 이를 통한 각종 정보제공인데 현재는 한국어 영어 일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대회개막 직전인 이달 말까지는 중국어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같은 언어서비스를 토대로 ▦월드컵 경기일정과 경기장 안내 ▦유원지 유적지 숙박시설 음식점 등 지역 관광정보 ▦대형쇼핑점 안내와 지역특산품 등 쇼핑정보 ▦볼만한 문화예술행사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PDA는 또 이메일 송수신 서비스는 물론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ㆍ지리정보시스템)와 연계한 교통정보도 제공한다. 시는 인천을 찾는 외국인 단체관광객이나 취재진 선수단에게 PDA 300대를 무료로 빌려줄 예정이다.
대회기간중 인천시를 방문할 외국인관광객은 하루 2만~3만명선으로 추산된다. 단말기 1대를 50여명이 공동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최소한 50%이상인 1만5,000명이 언어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시측의 설명이다.
13억원을 들인 PDA 사업에는 ㈜유니소프트 ㈜호스트뱅크 ㈜미래사회 ㈜아이오텍 등 10개 정보통신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참여했다. 또 인천대와 인하대 교수와 지역 관광업계, 인천국제공항 실무진 등 각계 전문가들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e-월드컵사업에 따른 통ㆍ번역시스템 도입으로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게 돼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IT사업의 발전, 정보화기술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지역 IT산업 도약 절호의 기회"
“e-월드컵사업은 인천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지역 IT산업의 수준이 한 단계 상승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대회이후에도 인천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인천시 경제정책과 e-월드컵사업 실무책임자인 김상길(42)과학기술팀장은 “PDA(개인정보단말기)를 통한 외국어 동시 통ㆍ번역이 가능해 인천의 관광ㆍ 문화홍보 극대화는 물론 지역정보화 시스템의 실용화가 정착단계에 접어들 것”이라 강조했다.
한국에서 경기를 벌일 15개국과 관광객 대부분이 입국할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은 어느 지역보다 관광객맞이와 대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시는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경기장안내와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언어장벽 해소가 절실하다고 판단, e-월드컵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정보업체의 기술수준이 높지 않은데다 시일도 촉박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대회개막을 불과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통역 번역 관광정보 등 각 분야의 콘텐츠를 통합해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아직 이 같은 프로그램을 실용화한 선례가 없는데다 사업자선정 작업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거의 매일 업체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밤늦도록 작업을 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것이 있으면 교수와 연구센터 등을 방문해 자문을 구한 덕에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PDA 등을 활용해 관광객 및 각종 국제회의 유치에 나서겠다”면서 “이를 계기로 인천이 정보화산업의 중추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오이타▼
유명한 온천 관광지 벳푸를 끼고 있는 오이타현은 일본의 10개 월드컵 개최도시 중 가장 남쪽에 있다.
오이타현의 자랑은 ‘빅 아이(Big eye)’로 불리는 오이타경기장(4만3,000석). 이 경기장이 지붕을 여닫는 모습을 하늘에서 보면 마치 눈을 깜빡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귀포구장처럼 바람을 피하기 위해 지하 20m에 필드를 조성한 빅 아이는 66m 높이에 200m길이의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스카이카메라를 설치,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잡아낼 예정이다. 9,000석의 이동좌석이 30분만에 접혀지면 빅 아이는 육상경기장으로 탈바꿈한다.
음향과 조명시설 역시 뛰어나 다양한 행사진행이 가능하다. 오이타현 주민들은 이 구장이 한일 20개 구장을 통틀어 최고의 구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튀니지-벨기에(6월10일) 이탈리아-멕시코(13일)전과 16강전(16일 F조1위-A조2위)이 예정돼 있다.
오이타현이 규슈지역 최대도시인 후쿠오카와 막판까지 월드컵 개최권을 다툰 이유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야심 때문이다. 일단 도쿄와 거리가 멀어 관전을 위해 들른 관광객은 반드시 여기서 숙박해야 한다.
오이타현은 이점을 노리고 월드컵이 시작되는 31일부터 16강전 다음날인 6월17일까지 시영온천을 무료로 개방하고 벳푸, 오이타시의 주요 관광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또 일본식 전통여관의 숙박료와 온천이용료를 파격적으로 할인, 이용케 함으로써 관광객들로 하여금 다시 찾게 만들 생각이다. 주민들은 2차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을 면할 만큼 효능을 인정받은 벳푸의 온천이 월드컵을 계기로 지역사회를 더욱 발전시킬 촉매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자원봉사자가 넘쳐나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는 오이타현의 단 한가지 걱정거리는 전철역이 없어 교통불편이 우려된다는 것.
하지만 경기당일 경기장 2㎞내 차량진입을 금지시키고 셔틀버스 260대를 동원해 이를 해결할 계획이다. 우리 농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일촌일품운동의 창시자인 히라마스 모리히코(平松守彦ㆍ76)지사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어떤 결실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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