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구속 수감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이 극심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면회를 다녀온 측근들에 따르면 권 전 고문은 구속후유증인 ‘홧병’으로 인해 사실상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한 측근은 “예전에 한보사건으로 걸려 들었을 때는 굳건히 마음을 먹고 운동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홧병이 나 운동은 커녕 식욕까지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73세 고령에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도 수감생활의 장애가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현 상황을 본인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변호인인 노관규(盧官圭) 변호사와 한 측근은 “‘DJ가 총대를 메고 들어가라면 들어가겠는데 천하의 권노갑이가 어린애 돈 5,000만원을 먹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이 왜 생사람을 잡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홧병으로 죽겠다’고 호소하더라”고 전했다. 노 변호사는 한보사건 당시 권 전 고문을 직접 조사한 검사출신. 그는 “당시에는 돈의 성격을 갖고 다투었지 받은 사실 자체는 깨끗이 인정했다”며 “지금은 완강하기가 이를 데 없고 얼굴이 몰라보게 수척해 졌다”고 말했다.
권 전 고문은 특히 당시 김 전 차장을 수행하고 온 국정원 사무관 문모씨를 야속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가 김 전차장을 수행하기 전날 권 전 고문 집을 사전 답사한데다 다음날 아침 일찍 김 전 차장을 수행하고 찾아와 당시 정황을 사실대로 증언해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물쩡 넘어가는 바람에 구속까지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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