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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사관 진입 실패 길수가족 반응 "다시 빠져나올 방법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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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사관 진입 실패 길수가족 반응 "다시 빠져나올 방법 없나요"

입력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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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꼭 저희와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장길수(18) 군의 나머지 가족 5명이 8일 오후 중국 랴오닝(遙寧)성 선양(瀋陽)시 일본 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의해 끌려나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길수 군은 다급한 목소리로 가족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길수 군은 이날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에 가던 중 연락을 받고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우리 품으로 올 수 있습니까”라며 가족들의 신변을 걱정했다. 길수군은 “문국한(文國韓ㆍ길수가족구명운동본부 본부장) 큰아버지가 가족 5명을 중국 은신처에 숨겨 뒀고 가끔 안부 전화를 주고 받았다”면서도 “이번 대사관 진입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어 큰아버지에게 계속 전화를 했는데 휴대폰이 계속 꺼져있었어요.” 길수군의 안타까운 울먹임은 계속됐다.

길수군의 형 한길(20)씨도 “여러분들이 도와서 최소한 북한으로의 강제송환만은 막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대사관 진입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피랍 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 이 서(李 犀) 목사는 “오늘 대사관 진입 계획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일본 총영사관이 될 줄은 몰랐다”며 “중국 공안과 일본에 대해 인권 차원에서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9년부터 탈북에 나서 중국 각지에 흩어져 숨어 살던 길수군 가족 16명 중 길수군 등 7명은 지난해 6월 베이징(北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농성을 통해 같은 달 30일 입국했고, 몽골루트를 택했던 한길씨 등 3명도 그 전날 한국으로 왔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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