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많은 채무자의 부채상환을 돕기 위한 신종 금융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과도한 부채로 신음하는 부실기업을 대상으로 채권금융기관이 채무재조정 계획을 마련해주는 것처럼, 상호저축은행과 카드사 등이 단기 부채를 장기로 전환해주고 연체대금을 대납까지 해주는 금융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다중 채무자를 위한 갱생프로그램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카드사들. 삼성카드는 최근 2개월 이하 연체자를 대상으로 연체금액을 2~3년간의 장기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을 내놓았다. 금리는 카드 연체금리와 비슷한 연리 21%선. 신용불량자도 연체가 없거나, 보증인이 있을 경우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LG카드는 카드빚을 연체한 신용불량자가 보증인 1명을 세우는 것을 조건으로 500만원 이하는 최고 24개월, 1,000만원이하는 최고 36개월, 1,000만원 초과시는 최고 48개월간 장기대출해준다. 수수료(3%)를 포함한 연 이자율은 22%.
카드사들의 이같은 상품은 사채(보통 15일 사용)나 카드 사용대금(57일)의 경우 상환기간이 짧아 다중 채무자들이 부채상환 계획을 세우기 힘든 힘든 문제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또 한마음금고(부산)는 20대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200만원 한도내에서 60%의 금리로 대출한다. 소규모 연체대금을 대신 내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조은금고(분당)가 신용카드 연체자(과도한 연체자는 제외)에게 1%의 수수료를 받고, 7일간 단기 대출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조은금고는 7일안에 갚지 않을 경우 연간 85%의 높은 연체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호저축은행등의 연체대금 대납은 급전이 필요한 금융이용자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을 주지만, 대금을 갚지 않을 경우 사채업자 수준의 높은 연체대금을 적용해 ‘병주고 약주는 식’의 고리대금업을 교묘하게 치장한 상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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