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 육성 녹음테이프에 거론된 청와대 관계자들은 “황당무개한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은 “일방적인 주장에 일일이 해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등 모든 관계자들이 불쾌해 했다."밀항의 '밀'자도 언급안해"
▼이만영 정무비서관=그런 사람 때문에 청와대가 대책회의를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밀항의 ‘밀’자도 언급한 바 없다. 지금이 50년대냐, 밀항을 하게. 최규선씨가 밀항 대책회의를 함께 했다고 지목한 최성규 전 총경은 4월11일 노인수 사정비서관에 보고를 하러 왔다가 노 비서관이 없어 내 방에 들러 3분 정도 있었다.
내가 휴대폰으로 노 비서관에 연락했더니 옆 방에 있다고 해서 ‘최 총경을 올려보내겠다’고 했다. 언론이 더 문제다. 7일자 중앙일보가 마치 수 차례 대책회의를 한 것처럼 보도한 데 대해 소송을 걸겠다. 다른 언론사도 그런 보도를 하면 마찬가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이 비서관은 이미 조선, 동아일보에 대해 각각 5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김현섭 민정비서관=최규선씨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 3월 말 경실련의 인터넷 게시판에 최씨 비리를 고발하는 글이 떴는데 대통령의 3남이 거론돼 민정비서관으로서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다.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4월14일 각 언론이 일제히 ‘최규선 소환 통보’ 기사를 보도하자 최씨가 오전에 전화를 걸어왔다.
최씨가 ‘홍걸씨에 수표 전달’ 운운하며 “검찰 소환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나는 “검찰 소환은 청와대가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거절했다. 내가 “검찰과 청와대가 떨고 있다. 나라를 살려달라”고 했다는데 소설 같은 얘기다. 최씨는 스스로를 영웅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이재만 전 대통령 수행비서= “미국에 6개월 가 있으라”라고 내가 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강래 의원=정무수석 때 경찰에 최규선씨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정무수석이 어떻게 경찰청장에게 수사를 지시할 수 있는가.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있을 때 최씨가 관여했다는 마이클 잭슨 공연과 관련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
그 때는 조직개편과 인사 문제로 정신이 없었다. 97년 대선 전에 최씨가 넬슨 만델라 딸을 데리고 왔는데 신뢰할 수 없어 대선캠프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 일 때문에 최씨가 나한테 감정이 있을 것이다.
"영장철회 지시 있을수 없어"
박주선 의원=청와대 법무비서관 때 경찰에 최규선씨에 대한 영장청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는 녹취록은 사실이 아니다. 최씨와는 만난 적도, 통화를 한 적도 없다. 최씨에 대한 선처 부탁을 그 누구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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