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주도의 획일화한 세계화에 맞서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국제기구 창설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본격화했다.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연극협회 민예총 한국출판인회의 영화인회의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6개 문화단체가 참여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연대회의는 출범선언문에서 “세계화라는 이름아래 진행되는 각종 무역협정은 문화를 이윤 창출과 교역을 위한 상품으로만 취급해 각국이 고유 문화를 보전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면서 “세계문화기구를 만들어 문화 정체성 지키기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어 ▲WTO 뉴라운드 등 문화 다양성을 위협하는 각종 협정 반대 ▲문화산업 지원에 치중한 정부 정책 혁신 촉구 ▲세계 문화단체들과의 연대 등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연대회의는 이 기구 출범의 결정적 계기가 된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비롯, 문화시장 전면 개방에 대비해 전통문화 보전과 문화예술인ㆍ향유자들의 권리 옹호 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다.
세계문화기구 창설 움직임은 1998년 유럽과 캐나다 문화단체들이 주축이 돼 시작됐다.
양기환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문화 다양성을 위한 기구로는 유네스코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등 한계가 많다”면서 “현재 캐나다의 세계적 석학 이반 베르니어 라발대 교수가 강력한 문화기구 창설을 위한 국제협약 조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회의 첫 활동으로 13~15일 베르니어 교수 초청 강연과 ‘국제통상협정과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또 올 10~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는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국제포럼에 참가, 국내 활동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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